고통에서 자유롭기

by 여름타자기

운동을 쉰지가 1년이 다 되어 갔다.

몸이 너무 아파왔다. 20키로 가까이 빼면서 s사이즈로 바꿨던 옷들도 모두 되돌아왔다.

더 안 좋은 점은 살이 쪄버린 내 모습을 스스로가 은근히 폄하한다는 점이다.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마음을 다잡을 기운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그러다 어느날 운동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다시 시작해보면 어떻겠냐고.


그래서 20일 전부터 다시

식단과 운동을 시작했다.

물론 식단이 완벽하지도 않고 여전히 운동은 버겁고 끔찍하게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삼시세끼를 전부 해먹어야 하고,

글루텐프리, 현미, 통밀 등 재료도 신경써야 하는데

개학은 해서 일은 더 많아지고

설상가상 아이 돌봄 공백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잠을 줄여야 모든 과제를 완벽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과감히 우선순위에서 일을 좀 내려놓으려 한다.

어쩌겠는가 가족과 내 건강이 더 중요한 것을.

좀 욕 먹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는 텅 빈 것 같았다.

침대에 누우면 땅 끝까지 내려갈 것만 같고

계속해서 잠이 왔다.


하지만 계속 운동했고 되든 안되든 삼시세끼를 지어 먹으려 노력하고 있다.

20여일이 지난 지금 신기하게도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면서 속으로 욕도 많이 하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근육을 편하게 놔두면 놔둘 수록

나는 아파지고

근육을 괴롭히면 괴롭힐 수록

나는 고통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궁극적으로 나를 자유롭게 하는 길은

어쩌면 스스로를 속박함으로서 이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해야만 하는 것들은 죽어도 해야만 한다.

피하면 안된다.

운동이 나에게는 특히나 그렇다.

이렇게 말하고 내일 아침이 되면 또 운동하면서 속으로 울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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