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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Oct 07. 2023

화려한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좋다.

그리하여 또 누군가와 인연을 맺었으므로...

그들의 파티에 나와 동료 작가님까지 함께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나의 오지랖 덕분이었다.


난 그들 속에 섞여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보겠다고 소주잔을 받아 들고 몇 잔을 받아 들면서 술에 취했고, 그들이 인생 선배로 해주는 말을 들으며 기분이 좋아졌으며, 마침내 그 자그만 파티가 끝날 때쯤에는 호형호제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한 없이 힘들게만 바라보는 그들의 삶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들의 가슴은 뜨겁지만 누군가를 향해서는 한 없이 넓게 열려있으며, 그 결과 그들도 그들만의 멋진 주연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내가 그들의 사진을 이용해 새 사진과 글을 보는 이의 감정으로 보상받거나

어쩌면 조금도 들어있지도 않을 그들의 공감 따위로 내 글이나 사진을 포장하고 싶은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들의 웃음 한 잔 속에 담긴 큰 의미 하나하나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존재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삶이란 시간은 늘 감사하게도 많은 것들을 우연으로 가장해 함께 하게 되므로

나는 늘 그 우연을 만나고 받아들여, 다시 인연으로 곱게 남겨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세상은 아름답다. 그리고 사람은 더 아름답다.

그래서 그 누군가의 술 취한 목소리, 그 쉰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한 자락도 지긋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는 법이다.


그리하여 또 누군가와 인연을 맺었으므로...

나는 가치 있는 무대의 주인공 한 사람을 더 알게 되었다.


문득, 4월의 그날을 그리워하며.


2023-10-07


Photo/Written By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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