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을 같은 사람이다]

’조용히 물들어 마음에 오래 남는, 가을빛 같은 나의 이야기‘

by 사막의 소금




나는

봄처럼 쉽게 열리지 않고

여름처럼 불타오르지도 않으며

겨울처럼 차갑게 닫히지도 않는다.


가을처럼,

조용히 물들인다.


봄처럼 따뜻함이 있지만

여름처럼 쉽게 데워지지 않고

겨울처럼 차분하지만

날이 서 있다.


존재는 선명하지 않지만

흔적은 오래 남고

소리는 작지만

감정의 체온은 따뜻하다.


해 질 무렵,

빛이 길게 남아 있는 시간.


그래서 나는

일출보다는 일몰에 가까운 사람,

잔잔하게 붉게 물드는 석양의 빛 같은 사람.


해가 사라진 뒤에도

조용히 남아

마음에 색을 남기는 빛처럼,

더 쓸쓸하고

더 아름답고

더 오래 남는 그런 사람.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