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살아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럼에도 살아내는

by 사막의 소금


늦은 밤, 형광등이 껌뻑인다.

소리 없이 분주하게, 깜빡이며.

어떻게든 자기 자리를 지켜보겠다는 듯, 어둠 속에서도 빛을 놓지 않으려 애쓴다.

그 작은 몸부림이, 마치 나 같다.


빛을 뿜는다는 건,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싸움이다.

내 안의 에너지는 바닥났지만, 나는 멈추지 못한다.

누군가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그 고요한 싸움.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지조차 잊은 채, 그저 숨 쉬는 일마저 버거운 채로 버틴다.


기운이 없을 때, 나는 말부터 잠근다.

아주 작은 소리 하나 나가지 못하도록, 내 안의 문을 철저히 잠근다.

그런 나를 알아차리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게 말이란 단순한 소통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것을.

내 에너지를 기꺼이 소리로 바꾸어 건네는 친절이자 배려.

누군가는 숨 쉬듯 자연스럽게 말을 내보내지만,

나는 말을 뱉기 위해 온몸의 기운을 짜내야 한다.


지금 나는 말이 없다.

소리도 없다.

고요하다.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밤, 내 안 어딘가가 부서진 채로,

나는 그저 조용히 깜빡이고 있다.


누군가는 나를 보며 말한다.

불편하다고. 어서 꺼버리라고.

하지만 나도 안다. 나조차도 그런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니까.


그럼에도 나는 살아 있으려 한다.

지금은 말이 없지만, 침묵으로도 살아 있으려 한다.

형광등처럼, 깜빡이며 오늘을 버텨낸다.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