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남긴 온기와 잿빛 사이에서‘
빛나는 사람을 사랑했다가
가슴이 재로 남았었기에
조용히 자기 빛을 지키는 사람을 사랑했다
다시 세울 수 없을 것처럼
모두 흩어져버린 마음의 재를
조용히 쌓고 쌓아
조심스레 건넸다
그의 빛과 내 빛이 만나
서로의 가슴을
따스히 데워주기를
찬찬히 바랐다
허나, 예측할 수 없는 사랑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부드럽던 결은 얼굴을 바꾼 듯이
날을 세워 마음을 할퀴고
무정하게도 모른 채
길을 떠나버린다
자기의 빛을 지키던 사람도
빛나는 사람처럼
기다려준 마음을,
품어준 마음을,
하염없이 주기만 한 마음을,
그저 받고 또 받더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아프다는 말에,
조금만 달리해 달라는 말에,
같이 걸어달라는 말에,
빛처럼 등을 돌려버린다
환하던 빛이 어느새
어둠이 되었다
그 경계를 알아채지도 못할 만큼
찰나의 순간,
빛은 또다시 어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