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픈 마음

by likeu


침을 꼴딱 삼킨다.

지쳤다.

무엇이 됐든 길어지면 힘들다.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어가는 헬스는 어느덧 적응하고 재미를 붙였지만

여전히 약한 하체는 15kg을 버티지 못한다.

10kg으로 한번, 두 번

너무 가벼워서 무게를 더 높여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15번, 다음 세트에서 서른, 마침내 마흔다섯 번을 채울 땐 ‘역시 안 올리기 잘했구나’ 하고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마지막을 채운다.


무게를 계속 드는 건 처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 이상의 끈기가 필요하다.

사랑도 그랬다.



엄마를 많이 사랑한다.

그 사랑은 나의 생물학적 엄마이기 때문이 아니다.

엄마는 엄마란 역할을 선택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의무라 해도 버리는 건 자신의 자유.

엄마는 자신의 역할을 그냥 하지도 대충 하지도 않았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언제나 먹거리가 풍성했던 식탁이 떠오른다.

지금 어른이 되어서야 생각해 보면

엄마도 일하느라 바빴을 텐데 어떻게 항상 그렇게 했던 걸까,

알 수 없다.


요즘은 봄이를 돌보느라 바쁜 엄마.

그런 엄마와 한탕 싸워버렸다.

화가 화르륵 났다가, 엄만 왜 저럴까 짜증을 내다가

그래, 엄마가 살아온 시간들을 떠올리면

그럴 수 있지. 세월이 우리를 바꿔놓지.

엄만 원래 참 이쁘고 청초했는데.

그러다 보면 새삼스레 슬퍼온다.


세월을 바꿔줄 수도

엄마의 힘듦을 해결해 줄 수도 없는 딸.

맞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말 잘 듣고,

할 수 있는 집안일을 하고.

그래 그게 다지.

엄만 그것 만으로도 정말 기뻐하고 행복해할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지점만 보고 있으면 계속 화가 나지만

사실은,

진짜는,

엄마를 많이 사랑한다.

그러니까

힘들 때도

지칠 때도

이기고 싶다.

밉다고 하지 말고

이젠 화를 낼 때가 됐다며 터뜨리지 말고,


그런 건 없다.

사랑에 그런 건 없다.


계속 함께 하고 계속 사랑하는 것.

또 다시 지지고 볶아갈 시간 속에서

좀 더 상냥하게, 좀 더 예쁜 모습으로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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