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책만 남기고...

복직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7)

by 얌전한개

회사 생활을 할 때는 자유 시간이 생기면 넷플릭스나 영화를 보기 바빴었는데 요즘은 책을 펴는 시간이 늘었다.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회사에서나 집안에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나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었는데, 아이들에게도 독서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이 낫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는 집에 있는 책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친가 내 방에는 책장이 많기 때문에 책을 사서 재미가 있든 없든 책장에 몇 년째 꽂아두면 되었었는데, 4인 가족의 20평대 집에는 책장이 넉넉지 않다. 그리고 둘째가 자는 작은 방 여기저기 쌓여 있는 책을 보니 뭔가 숨이 막혔고, 아이들에게도 먼지 쌓인 책들이 호흡기에 좋지 않을 것이라 느꼈다.


시간 날 때마다 여러 권의 책을 속독해 보며 앞으로 내가 읽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약 30권의 책을 분리수거하여 떠나보냈다. 그리고 또 남은 책들을 훑어보려 했는데...


아! 중고책 판매를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휴직자가 생각이 없었네;


그래서 첫 번째로는 '당근'에 물품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없다. 6권 정도 올렸는데 판매한 것은 2권뿐. 그리고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편의점 택배 등을 진행해야 해서 귀찮음을 느꼈다. (문고리 거래는 너무 좋아요)




다음 방법으로 지난달에 처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방문을 하였다. 방문 전에 중고판매가 가능한 책인지 사이트에서 미리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머 싼 가격이라도 다 팔리겠지 싶어서 무작정 백팩을 가득 채워 신촌으로 향했다.


카운터에 방문을 해서 책을 하나하나 내려놓으면 점원이 책 상태를 확인한다. 찢어진 곳은 없는지, 낙서가 된 곳이 없는지, 재고가 많이 쌓여있는지 등등.


첫 방문 때는 9권의 책을 가져갔고, 그중에 한 권의 책의 표지가 2cm 정도 찢어졌다고 해서 그 책을 제외하고 8권을 판매하였다. 가장 높은 금액이 측정된 것은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4,100원. 이 책은 언젠가 방송을 통해 카라바조의 작품을 본 적이 있었는데, 뭔가 홀린 듯이 구매한 책이다. 몇 년 간 약 3~4번 이 책을 완독 하리라 시도했지만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나와 인연이 없구나 싶었다.

4천 원이 책정된 책이 있는 반면,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4'는 800원. 균일가였다. 책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요즘은 백종원 선생님의 유튜브를 보며 요리를 하기에 책의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렇게 해서 총 매입 금액은 '15,800원' 실제 책 가격의 총 10% 정도를 받았다. 4천 원 정도 나오는 책이 한 권 끼어 있는 덕분이다.


그리고 이번주에 한 달 만에 재방문을 하였다. 15권의 책을 들고 갔는데, 이번엔 참패했다. 7권의 책을 다시 가지고 돌아온 것. '한국어-베트남어 사전' 등 매입 불가한 책이 2권(매입 리스트에 없다고 한다), 재고가 너무 쌓여있는 책이 5권. 그래도 8권의 책으로 '16,800'의 매입금액이 측정되었다. 이 또한 6천 원 이상의 책이 1권(나름 신간)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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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두번째 방문에 가져간 책들 / (우) 첫번째 방문 때의 매입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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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방문에 가져간 책들




방이 정리되고 있으니 기분도 좋고, 돈도 벌어서 기분이 좋다.

저 돈보다 더 많은 책을 사 온 건... 안 비밀....


그런데 이렇게 책을 정리하면서 더 좋았던 것은 한 권 한 권 다시 읽으면서 좋은 책을 발견한 것이다. 또 몇 년 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별로였는데, 지금은 너무 마음에 와닿는 책들도 다시 만나게 된다.

(물론 예전엔 참 감동적인 책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감흥이 없는 것도 있다.)


아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참 좋아했었지
더글라스 케네디 책은 다시 모아야겠어
류시화 시인이 갔던 인도를 나도 또 가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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