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구글 이미지 기자의 업무는 기록이다.
취재기자는 텍스트, 촬영기자는 영상으로 현재를 기록한다.
사회, 경제, 정치 등 우리 삶과 밀접한 분야의 모습을 전달하는 기자의 일상은 기록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들은 현재를 남기기 위해 항상 무언가 메모하고, 타자를 치고, 카메라로 찍는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모인 현장에서 들리는 키보드 소리와 카메라 셔터음. 기록이 끝난 뒤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세례. 직업적 사명감과 밥벌이라는 생계수단이 어우러진 현장은 치열함 자체다.
어떤 직업이든 기록은 중요하다.
하지만 1분 1초를 다투는 언론의 특성상 타 직업군보다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마감시간 내에 방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기사로 녹여내는 것이 기자의 일이기 때문이다.
각 매체를 대표하는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 경쟁은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며 발생한다.
오디오맨의 업무도 기록에서 출발한다.
출근 첫날.
새벽 일찍 도착한 사무실에서 처음 배운 것은 인덱스(index) 적는 방법이었다.
오디오맨은 촬영기자가 어딜 가서 무엇을 찍었고, 누굴 인터뷰했으며, 기자 스탠딩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적어야 했다. 이는 영상 편집자가 취재현장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편집을 진행할 때 참고하는 정보였기에 중요했다.
스케치는 SK, 인터뷰는 INT, 스탠딩은 STD, 소리만 따로 딴 것은 SYNC로 적는다.
예를 들면, 경찰서를 촬영했을 경우 'OO경찰서 외경 SK' , '경찰관 업무 SK' 라 적고, 인터뷰를 할 경우에는 '경찰관 INT(OOO 경위 OO경찰서), 기자 스탠딩은 'OOO기자 STD' 이런 방식으로 기록한다.
바쁜 취재현장에서는 펜을 꺼내 적을 시간이 없었다.
핸드폰 메모장에 틈 나는 대로 적어야 했다.
특히 인터뷰이(interviewee)나 기자회견 때 주요 발언을 하는 사람의 이름과 직책을 알아내는 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었다.
시민이나 전문가 인터뷰는 대상이 특정돼있어 이름과 직책 등 정보를 얻는 게 어렵지 않다. 예정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도 준비된 보도자료나 표찰에 기재돼 있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 진행되는 시민단체 또는 노조의 기자회견이다.
갑작스레 열리는 경우 주요 발언자의 정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그것도 여러 명이 회견장에서 발언을 하면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는다.
이럴 땐 인터넷 검색을 하던가, 옆에서 대기 중인 관계자에게 슬쩍 물어보거나, 타사 오디오맨과의 정보 교환을 통해 알아내는 게 수월했다.
"지금 말하는 사람 이름이랑 직책이 뭐예요?"
타사 오디오맨과의 대화는 매번 이런 질문으로 시작됐었다.
오디오맨 일을 통해 기록하는 습관이 형성됐다.
때론 귀찮았지만, 잠깐의 번거로움을 참으면 나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때를 종종 경험했다. 메모를 하다 보니 핵심만 간추려서 요약하는 법도 조금씩 알게 됐다.
일을 잘하고 싶으면 메모하는 습관을 만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다. 이는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기록하는 습관은 이제 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했다. 가방에는 항상 수첩과 펜이 들어있다. 밥벌이 수단이다.
어쩌다 보니 기록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열심히 기록합시다."
*스탠딩
-스탠드 업(stand up)이라고 불리는 '스탠딩'은 기자가 화면에 등장해 보도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뉴스의 공신력을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