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힘든 삶의 위로가 되었지만 그것은 찰나였다. 시를 가까이할수록 현실은 멀어졌고 더 많은 오류를 인지할 뿐이었다. 가짜투성이, 아름답지 않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시는 오히려 악마나 다름없다. 시 자체가 거짓이다. 이런 세상에서 시를 짓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기만 할 뿐이다.
시는
유혹이었다. 온몸으로 시를 쓴다는 것은 시에 영혼을 받치는 것이다. 영혼을 받친다는 것은 시에 영혼을 팔아먹는 것과도 같다. 마치 아편처럼 유혹당하고 스스로 무너져버린 꼴이다. 이 또한 통과의례일런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더 이상 시와 함께할 순 없겠다. 시가 사기꾼이고 시가 악마였다. 이런 시를 버려야만 남은 생 옅은 숨으로나마 살아갈 수는 있을 테니까.
(C) 2024.01.31.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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