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연 Nov 02. 2024

그녀에게 보내는 축사

인생 첫 축사


오늘은 인도 자원봉사와 여행을 함께한 그녀의 결혼식이다.

인도 콜카타와 바라나시에서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을 목격하며 인생을 배우던 시절에 만났다.


그 시절 우리는 인생의 유한함과 무한함을 논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우리가 함께한 인도는 수많은 여행지 중에 제일 불편하고 힘들었던 여행지로 기억된다.




그녀의 좋은 날에 나의 축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몇 번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축하글을 썼다.


울지 않고 모든 문장을 잘 읽어야지!

달리는 KTX에서 다짐을 해본다.




안녕하세요.

오늘 결혼식에 축사를 하게 된 신부 유진양의 친구 수련입니다.

제 인생의 첫 축사라 많이 긴장이 되네요.


신부 유진양과 저는 15년 전 인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처음 만나

오랫동안 청춘의 시절을 함께 보냈습니다.  


 

유진언니

아름다운 이 계절에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걸 축하해요.


이렇게 멋지고 뜻깊은 날을 위해 우리 언니가

그동안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혼자가 아닌 함께 서로 기대어 여유롭게 보낼 하루하루가,

두 사람이 보낼 다정하고 찬란한 미래의 날들이 기대가 되어요.  


좋아하는 뮤지션이 했던 말 중에

'고난을 겪지 않을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말고,

고난을 함께 겪어도 될 사람을 만나'라는 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오늘부터 부부로 함께할 '삶'이라는 긴 여정 동안

어떤 고난과 마주하더라도 함께 의지하며 씩씩하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요.


저는 언니가 작년 몽골 여행을 다녀와 낙타인형을 선물해 주며

'묵묵히 사막을 걷는 낙타처럼 살자'라고 한 말을 좋아합니다.


사막도 걷고 오아시스도 함께 만나며

언제나 서로에게 묵묵한 낙타 같은 존재로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유진 언니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축하합니다.


- 2024년 11월 2일 수련-


 

작가의 이전글 유럽여행 후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