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자는 끝내 우주로 부유한다

by 김상혁

예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존재를 쓸어내리는 이미지.

그 속에 황금이 있지 않을까.

세상을 무너뜨리길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부처는 다 무너뜨린 이후를 보여준다.

유럽인들에게도 내가 평온하고 자유로워 보이는 이유는

나를 무너뜨릴만한 좋지 않는 것들이 내 삶에 함께 했기 때문이다.

기왕에 무너뜨릴거 끝까지 무너뜨리자.

위험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 태도는 희한하게도

나에게는 점점 길이 되었다.

어쩌면 나를 무너뜨리고 자기자신을 공고히 하려 했던 이들과 반대로 이동했기 때문인지도.

난 결코 그들과 닮아질 수 없었고,

닮아질 뻔 할 때마다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음을 알았기에.

난 그렇게 쓸어내려 졌다.

그들과 가까이 함을 상상할 때 쯤이면,

마치 달과 지구가 겹쳐 충돌하듯

지지부진한 생각과 감정이 나를 부유한다.

달과 지구가 서로 떨어져 나오듯.

시간이 지나면 지지부진했던 것들이 번쩍이게 된다.


더 강렬하게. 더 찰나로.

더 떨어지고 싶다.

부유하는 생각과 감정이 나를 더 끌어밀어

나 역시 저 우주로 부유해 떨어져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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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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