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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혁 Sep 22. 2024

무기력은 반동을 기다린다

마음 이야기

으으 무기력하다


다시 일상에 복귀한다. 연휴가 끝이났다. 연휴동안 아무 걱정없이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돈을 빨리 벌어야 하는데.. 파묻힌다. 더 드러눕는다. 다시 일어나길 기다린다. 아직 내 삶은 나를 강제로 일으키는 것들이 없다. 반등. 내 마음 안에 반등할 요소를 기다려야 한다. 반등하려고 한다고 반등하지 않는다. 반등하려고 해봤자 밑으로 추락하고 있다면 계속 밑으로 추락할 것이다. 부딛힐 곳을 발견하기 전에 반등하는 일은 없다.



파지직. 내가 부순 것은 내게 반등을 하게 만들기 위한 옥상바닥 같은 것이었구나. 땅이 아닌 곳에서 반등하기위해 만든 수많은 옥상바닥. 나는 이제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내가 반등할 때가 올 것임을 굳게 믿고 더 아무것도 깊이 안하는 것을 잘 견뎌내야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계속할 수 있는게 글쓰기라는 것이 새삼 반가웠다. 또 교회 세미나실에 물 마시러 밖에 나가는 것도 할 수 있구나. 친구들이 광천에 놀러왔다가 집좀 청소하라 했으니 집 바닥을 물걸레로 닦는 것도 바로 할 수 있다. 읽으려고 했다가 남겨둔 책을 읽는 일도. 이건 옥상바닥이 아니라 트램플린이다. 언제나 내 삶을 반등시킬 수 있는 일상의 일거리들. 옥상바닥에서 반등하기 위해 애쓰면서 무시했던 사소한 많은 것들.



하지만 더 밑으로 추락했을 때, 나를 당연하게 반동시킬 바닥은 돈을 버는 것이다.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할 것이므로 돈을 벌 기회가 생기면 나는 가만히 누워있다가도 쏜살같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일을 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것을 믿고 계속 공중에서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어제 인력사무소 하나를 알게 되어서 농장 일을 찾아주신다고 했다. 빨리 일이 나와야 할텐데. 더 연락을 해볼까? 그냥 기다릴까?




갑자기 떨어지는 내 모습이 벌러덩 드러 누워 떨어지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쏜살같이 머리를 밑으로 향하고 팔과 손끝을 날렵하게 위로 꼿꼿하게 편 상태로,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빠르게 지상으로 강하하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나는 높이 날기를 그만두고 더 아래로 수직 강하중이다. 나를 언제나 영원히, 언제나 영원히보다는 조금 약하더라도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반등시켰던 모든 것들보다 더 탄성있고 탱탱한 땅이 있는 곳으로.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 낮은 곳에서부터, 그 어느때보다 높은 곳으로까지 뛰고 날 수 있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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