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잠수

사라 룬드베리

by 릴리안

'여름의 잠수’를 팟캐스트에서 소개했다. 귀로 책에 있는 언어를 듣는 순간부터 눈으로 보고 싶어 졌다. 그들이 감동하는 구절들에서 함께 공감을 표현하며 들었다. 보통은 그렇게 듣고 나면 책의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다. 보고 싶어 책을 사고, 찬찬히 읽고, 그림을 본다. 그림책이라 그렇겠지만 너무 많은 내용이 이미 방송에서 나온 지점은 아쉬웠다. 거의 모든 구절을 이야기해 주어 내가 새롭게 음미할 이야기가 없었다.

다행인 것은 그림은 아무리 말로 표현해도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림의 느낌이나, 표정들을 이야기해 주었지만, 색감과 분위기 세세한 표현들은 눈으로 직접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그림과 함께하는 글을 다시 읽으면 팟캐스트에서 책 소개를 들을 때 느꼈던 뭉클함 같은 것이 다시 밀려왔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하게 하였던 패널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문장들이 조금 더 깊숙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아빠는 결코 정말로 행복해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삶이 꽤 괜찮아졌다.
어떤 사람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어떻게 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슬프다.
가끔은 너무 슬퍼서
슬픔이 지나갈 때까지 병원에 있어야 한다.
위험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경중이 다르지만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몸의 아픔이든 마음의 아픔이든. 그리고 가끔은 너무 아파서, 너무 슬퍼서 그것이 조금 더 좋아지기 위해 병원에 있어야 한다. 병원에 있는 하얀 옷을 입은 천사들은 우리가 이 땅에 조금 더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직은 어린 소녀 ‘소이’는 아빠가 입원해서 퇴원하고, 그렇게 다시 살아가는 동안 마음 깊이 이해하게 된다. ‘위험한 일은 아니다’이 문장을 마음속에 굴릴 때마다 이상하게 뭉클하다. 그리고 자꾸 눈물이 고인다. 많은 것을 포용해주는 다정한 문장 같다.

지금과는 다른 시절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조금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여기에서 나는 또 잠시 멈춘다. 여러 번 읽는다. 버스 창밖을 홀로 바라보고 있는 소이를 보며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내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시간을 너무 조금 주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했다. 출근하면서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 미안했던 마음을 위로받았다. 이제는 많이 자란 두 아이에겐 조금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할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조금 더 마음을 놓고 믿고, 그들이 스스로 성장하길 기다려주자. 미안한 마음 말고, 스스로 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응원과 고마움의 마음을 보내본다.

사비나는 토론토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에 나간 적이 있고
언젠가는 태평양을 헤엄쳐 건널 거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어?”
“당연하지, 여자는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어.”

빨간 수영복을 입고 파란 가운을 걸치고, 파란 구슬의 목걸이를 한 사비나는 아빠를 찾아온 소이의 친구가 된다. 사비나는 소이에게 아빠가 다시 만나 줄 때까지 함께 기다려 주겠다고 한다. 소이는 사비나와 여름에 잠수하고 또 한다. 아빠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사비나와 함께한 잠수는 소이가 아빠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녀들의 잠수는 청량하고, 멋지고 사랑스럽다. 그녀들이 잠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당연하게 나도 나의 딸도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청량하고 멋지고 사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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