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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Feb 26. 2019

현명한 엄마는 '절대' 하지 않는 5가지 (어린이집편)

어린이집 보낼 때 엄마들이 꼭 기억해야 하는 것

나는 아이가 10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냈다.


내 커리어 때문이기도 했고, 집 바로 앞에 바로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물론 어린이집에 적응하기까지 한 두 달 정도 헤어질 때 눈물바람이긴 했어도, 결국 아들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해나갔고, 친구도 사귀었다.


사실, 만 0세 반으로 보내던 그 시기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특별활동에 참여하거나 선생님과 친구들과 많은 소통을 하기보다는, 선생님이 분유 먹여주시고, 재워주고, 바운서에 앉혀놓고 하는 것이 거의 다 였으니까.


하지만 만 1세 반으로 올라가서 다양한 활동 (꽃꽂이, 체육, 영어, 오감)에 참여하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도 하고, 간식과 급식도 먹으며 아이가 사회성을 기르는 모습을 보자 '어린이집 잘 보냈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세 미만의 아이들의 주 양육자는 대부분 엄마일 것이다.


3세 미만의 아이들에겐 주 양육자와의 교감을 통한 깊은 신뢰가 쌓여야 하는 시기로, 아이는 엄마가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가슴속에 심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 이전에 주양육자와 떨어져 생활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 많은 부모들은 고민한다. 이렇게 어린이집과 관련해서 내가 경험한 그리고 봐 온, 현명한 부모는 절대 하지 않는 5가지 행동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1. 선생님과 원장이 별로인데 가까워서 보낸다?


가끔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엄청난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을 만난다. 우리 선생은 이래서 싫고, 우리 원은 이래서 싫다. 시설이 너무 낡아서 아이가 위험하며, 선생님이 너무 불친절하고 아이가 싫어한다.


그럼, 보내면 안 된다. 아이가 하루 중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은 청결하고 안전한 시설이 기본이어야 하며, 아이들 교육에 열정적인 원장과 아이들을 사랑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야 한다.


집에서 가까워서 보내거나, 자리가 있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훌륭한 제2의 엄마 밑에서 성품과 인격을 키워나가는 중요한 장소인 것이다.


육아와 회사생활을 겸하는 워킹맘들에게는 고려해야 할 것이 참 많겠지만, 그래도 내 아이를 교육기관에 보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면, 불평불만만 내뱉을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그곳을 떠나야 한다.




2. 마음은 정말 감사한데 표현하지 않는 엄마


선생님도 사람이다. 특별한 날에 선물을 주고 안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는 내 아이를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로 직결된다.


선생님을 만나서도 갑질을 하는 엄마들, 꼭 있다.


"애들 응가 치우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당연히 힘들겠지. 내 애기 뒤처리 할 때도 윽 소리 나는데.


"월급도 얼마 안 되는데, 정말 힘드시죠?"


이런 질문 하는 엄마들, 진짜 있다.


엄마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존중해야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 정말 존경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우고, 먹이고, 재우고 하는 것이 바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다. 그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내 아이도 더 사랑받게 하는 중요한 기본 중에 기본이다.


긍정적인 마음은 자꾸 표현하는 것이 좋다


'힘드시죠, 피곤하시죠'가 아니라 '우리 아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드려요'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집 교사들, 진짜 힘들 것 같은데 대단하세요'가 아니라, '선생님이 계셔서 우리 아이가 진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가 되어야 한다.


선생님의 사랑과 수고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그 선생님이 정말 그러한 분이 되실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야 한다.)


감사하고, 수고 많으시고, 아이를 예뻐해 주셔서 고맙다는, 그런 마음은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3. 호들갑 X, 중심을 잡자.


"엄마, 오늘 OO반 선생님이 머리 꿍! 때렸어."


하원 하는 아이를 차 뒷자리에 태우고 기분 좋게 출발하는 나에게, 심장이 쿵 하는 아이의 말.


"응? 왜? 왜 OO반 선생님이 머리를 때렸어?"


"장난감 다 가져가서."


"아, 그랬구나. 장난감을 다 가져가서 선생님이 꿍 하고 때리셨구나. 아야 했어?"


"웅. 아야 했어."


가슴이 쓰렸다. 많은 생각이 들었고, 눈물까지 나려 했던 것 같다.


"OO반 선생님이 네가 미워서 때린 것은 아니실 거야. 다음부터는 장난감을 다 가져가지 말고,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같이 놀자."


이렇게 말하고는 바로 화제를 돌렸고, 아이 기분 풀어지게 마트에서 캔디도 여러 개 사서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고민하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아닌, 옆 반 선생님께 머리를 맞았다는 아이. 아이의 상상 (거짓말) 일수도, 그냥 부딪힌 것일 수도 있었고, 설령 진짜 쿵 하고 맞았다고 하더라도 달려가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엄마, 중심을 잡자.

나는 그냥 아무 행동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며칠 뒤, 하원 하러 원에 가서 OO반 선생님을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나는 평소보다 더 밝은 목소리로, 더 깊이 허리를 숙이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 정말 좋아해요. 항상 수고 많으시죠? 감사드려요."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니, 선생님도 "아이가 말을 참 잘해요."라고 칭찬해주셨다. 병원 때문에 조금 일찍 퇴근하신다는 선생님의 손도 잡고는 조심히 다녀오시라 다시 친절하게, 더 예의를 갖춰서 인사를 드렸다.


우리 아이 좀 잘 봐달라는 나의 마음이 전달된 것일까. 아이는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OO반 선생님 너무 좋아~" 하기도 했다.


사실, 사소한 (어떻게 보면 참 크게 느껴지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에 엄마가 호들갑 떨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중심을 딱 잡고 있어야 한다. 전화해서 따진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cctv 보자고 일을 크게 만들 일도 아니다.


물론 선생님이 아이를 사랑으로 돌봐주신다는 믿음이 기본이지만, 가끔은 부모도 욱하게 하는 내 아이의 행동도 생각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일을 크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좋을 일이 없다면, 조금은 지켜보는 것도 현명할 것이다.




4. 보냈으면 끝! 무관심한 엄마


아이를 어린이집에 그냥 보낸다고 끝은 아니다. 호들갑 떨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무엇을 먹는지 어떤 것을 배우는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OO로 견학을 간다고 하면,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보고 아이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내일 '가루야 가루야'로 친구들과 선생님과 견학 가요. 거기에 가서, 밀가루를 뿌리고 놀기도 할 거고, 예쁜 모형도 만들 거란다."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버스 타고 가서 노는 것과, 엄마가 관심을 가지고 한 두 마디라도 먼저 해서 참여하는 아이는 즐기는 것이 크게 다르다.


어린이집에서 행사가 있을 때, 시간 내서 참여하는 것도 좋다. 원장님과 선생님에게 나는 아이에게 이만큼 관심을 가지고, 아이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엄마다 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5. 어린이집과 우리 가족은 win-win 해야 하는 사이이다.


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입장이지만, 어린이집에서 얻기만 받기만 하고 싶으면 안 된다. 우리는 win-win 해야 한다.


어린이집 원장님도 어린이집 운영을 하며 수익이 생겨야 하고, 선생님들도 당신들 가정도 잘 지켜가며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나만 아이 보내서 편해지고, 남들은 고생만 작살나게 하고, 돈도 많이 벌면 안 되는 그런 사이가 아닌 것이다.


엄마도 어린이집도 win-win!


가끔씩 보면 어린이집 운영비와 관련해서 굉장히 깐깐하게 구는 엄마들이 있다.


"아니 글쎄, 어린이집 회의를 했는데, 그 회의 지출비를 10만 원으로 했더라고. 회의 때 커피 몇 잔 마신 게 다인데 왜 10만 원으로 책정하지?"


정말 무서운 엄마다. 속으로 '그렇구나, 이 곳 저곳에서 조금씩 남을 수도 있겠네' 하고 생각만 하면 되지, 그걸 또 굳이 말한다.


어떤 맞춤반 아이 엄마는 '우리 아이 15시간 바우처 그냥 매달 다 써 주세요'라고 먼저 제안해준다. '나랏돈이니 꼼꼼하게 체크해야지' 라는 마음보다는 '운영비에 쓰시거나, 선생님들 간식이라도 사드시면 좋지' 하는 생각이 먼저여야 한다.


전에, 아이들 급식 가지고 돈을 많이 남겨먹던 어린이집, 유치원이 줄줄이 걸려서 크게 뉴스에 나온 적이 있다. 아이들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 것은 정말 나쁘지만, 어린이집 운영비에 너무 깐깐하게 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원장님도 돈 잘 벌고, 선생님도 만족하고, 엄마와 아이도 행복한 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참 민감할 수도 있는, 어린이집이란 주제. 물론 아이들 교육에 큰 포부를 가진 원장님과, 성품 좋고 사랑이 많으신 선생님이 계신 것이 기본이 되어야겠지만, 엄마들 스스로의 노력도 아이가 어린이집 생활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참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는데 '유치원 걱정없는 선진국'이라는 기사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S717KOBEJ


프랑스는 2019년부터 의무교육 시작을 3세로 낮춘다고 한다. 3세부터 받는 의무교육은, 교육기회의 균등이 사회 평등으로 이어지는 믿음으로 시작된 것으로 프랑스뿐 아니라 다수 유럽 국가들은 유아 시절부터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추세로 보면 엄마들이 '나는 애 어린이집 안 보내고 내가 다 키웠어.' 하는 것이 대단하게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어린이집을 다니며 잔병치레를 더 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맞고 오거나 치이고 오게 하기도 하며, 가끔 뉴스에서 보듯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나도 처음 어린이집을 보낼 때, 얻어 맞고 오거나, 뭐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몹시 두려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은 정말 극히 적고,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모든 어린이집에서 매순간 일어나는 일들은 아닐 것이다.


내 아이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 엄마는 현명하게 중심을 잡고, 선생님과 많은 소통을 하며 내 아이가 정말 사랑받을 수 있는, 그리고 바르게 성장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억하라. 모든 것은, 엄마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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