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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다르가 보고 싶어

크로아티아가 그립다는 아들에게

by 김느리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의 5개월의 시간이 이 작은 아이의 가슴속에 아름답게 박혀 있나 보다.


"엄마, 그거 알아? Sea organ?"


"그러엄.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였는데. 햇님 Bye 할 때 하늘도 파란색, 오렌지색, 빨간색 해서 정말 예뻤잖아."


"아! 그거 알아? 바다 놀이터?"


"그럼. 미끄럼틀 아래에서 도토리 주워서 바다에 던졌었지."


자다르의 조각 추억들


우리는, 독일 비스바덴에 작은 호텔 침대에 누워 한참을 자다르를 추억했다.


크로아티아를 떠나고 한 달, 헝가리 체코 핀란드와 프랑스를 거쳐 독일에 있는 우리. 그리고 귀국까지 3일.


붐비는 대도시, 여유 없는 거리, 흐린 날씨 속에서 우리의 심신은 지쳤었나 보다.


그림 같은 크로아티아의 하늘, 자다르의 바다와 석양, 그리고 그곳에서의 자유롭고 여유 넘치던 삶이 간절히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내 팔을 베고, 서로의 향기를 맡으며. 우리는 오랫동안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41개월 아이도 그리움을 알더라. 평화로웠고,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 나는 그 감정을 이 작은 꼬마도 느끼고 있었다.


개미보다도 더 작디작은 사건들, 함께 데이트했던 카페와, 바다 앞에 세워져 있던 작은 동상까지도 모두 기억해내는 아이.


"아, 자다르가 너무 보고 싶다. 우리 자다르 집 다시 갈까?"


"좋아! 언젠가 꼭, 꼭 다시 가자!"


우리는 서로를 꼭 안아주며 눈을 감았고, 좁은 호텔방은 그렇게 자다르의 바다 되어 있었다.


그립다, 자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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