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편지
여러분, 처음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제가 임신을 해서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워할 때 우리 엄마는 임신과 출산으로 힘들어할 딸 생각에 눈물을 훔치셨어요.
수술로 아이가 태어나고 모두가 아기를 보러 갔을 때 엄마는 제 옆에서 제 손을 잡아주고 계셨습니다.
감히 가늠할 수도 없는 깊고 무거운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는 그렇게 성장해 온 거예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려 이제 나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닌 존재가 되죠.
엄마.. 엄마.. 엄마.. 채 열 번도 부르기 전에 목이 매여 오는 그 이름, 내가 엄마가 됩니다.
이제는 내 인생 끝, 희생 시작일까요? 아니죠. 아기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행복도 함께 찾아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꿈을 꾸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특별한 꿈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죠. 그냥 한 번뿐인 인생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자녀를 키우느라 나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를 갖고 저는 제일 먼저 제 자신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바쁘고 각박하게만 살았거든요. 아직도 저는 여유롭고 마음이 따뜻한 감성적인 사람으로 한평생 사는 것이 꿈이에요. 하지만 번번이 저는 여유 없고 삭막한 사람이더군요.
언젠가 외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길, 운전을 하고 있는데 눈이 내렸습니다. 속으로 불평했어요. 길 미끄러워지겠네. 차 안 막혀야 할 텐데. 그런데 갑자기 팔순이 다 되어가는 할머니의 말씀에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봐라 봐. 눈 온다. 아이고 예뻐라, 꼭 솜털 같네.”
할머니께서는 창밖을 보며 꼭 열여덟 살 소녀처럼 좋아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봄 햇살에 싹트는 꽃봉오리가 보이나요? 가을비 내린다. 참 좋다. 느끼십니까?
삭막한 저에게 따뜻한 감정의 꽃이 피게 도와준 것은 "책 읽기"였어요. 작가는 모두가 보는 것들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느낄 줄 아는 존재들이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주옥같은 말들을 접하며, 가슴을 때리는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어내며 저는 조금씩 변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 평범했던 제가, 책을 읽으며 성장하는 것을 느꼈고요.
그래서 오늘은 뭐하지 고민하며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 가장 먼저 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습관은 아이를 낳고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제 인생에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존이라고 하죠.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무언가를 배우며 엄마가 더욱더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나 자신뿐 아니라 내 가족이, 그리고 우리 가족과 연결된 또 다른 가족이 또 나아가 이 사회가 더욱더 행복해질 거예요.
뭐가 되었든 좋습니다. 엄마, 작은 꿈을 꾸어보세요. 아주 작은 목표를 가져보세요. 그게 뭐라도 좋아요. 그리고 그 작은 목표는, 나의 마음과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테고 내 삶은 더 풍요롭게 바뀔 것입니다.
힌트 하나 드릴게요. 영어공부, 참 재미있어요. 엄마도 아이도 같이 한 번 Try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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