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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몬 Dec 08. 2024

마음이 끌어당기는 것에 가까이 가다.

2024년을 돌아보며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11월호 주제는 '2024년을 돌아보며'입니다.




고1 때부터 덤벙거리는 나 자신을 위해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신년에는 대부분이 그렇듯이 작심삼일도 아닌 작심하루 목표들에 대해 다이어리 맨 앞쪽에 구구절절 기록한다.


신기하게도 고2 때부터 조금씩 그리고 고3부터는 대부분, 내가 목표했던 한 해의 목표 중 최소 절반 이상은 성취한 경우가 많았다. (운이 좋았다.)


교만이 문득문득 나를 덮칠 만큼 목표가 이루어져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혼, 출산, 육아와 함께 하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의지와 마음까지 살펴서 내 길을 가자니 하루 그저 잘 먹고 잠들었다만 되어도 다행이다 싶은 날들도 많았다.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날들도 많았고, 이성이 늘 우선이라 외쳤던 내가 감정을 앞세워 행동하는 나날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교만했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결국은 교만했었던 모양이다.


예측한 대로 예측한 삶이 당연하게 흘러나와야 한다고 '노력'하는 것과 '과신'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은가.


올해는 1) 독서 2) 글쓰기 연습 3) 텝스와 영어회화 4) 공모전 출품 정도만 해보려고 했는데


1부터 4까지 어설프게 시도는 모두 한 거 같긴 하다. 거의 바다를 건너려고 물장구만 친 정도의 수준이라서 부끄럽지만 말이다.


나에게 2024년은 다이어리에 기록했던 구체적인 나름의 목표가 이루어진 한 해가 아니라,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들이 이루어지고, 실현되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예측하지도 않았고, 뭔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거나 의지를 적용시키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다만 나는 마음속에 항상 '꿈은 크게 꿀수록 좋지!'라는 말을 믿고 사는 공상가이자 약간의 허세녀이기 때문에


* 학교에서 내가 받은 마음을 돌려주고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반드시 돕는다.

*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된다.

* 공모전에 출품해서 당선이 된다.

*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 영어를 꽤 '잘'하는 사람이 된다.

* 교육계에서의 부조리한 현상 해결에 기여한다.

..... (수도 없는 큰 꿈 주의부탁)




위와 같은 꿈들을 늘 머릿속에 마음속에 품고 다녔다.

나의 개인 상황상 비담임을 맡게 되면서 우연히 학생부 학교폭력업무를 담당(아무래도 젊은 남자 선생님이 많은 학교는 젊은 남자선생님이 우선 맡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하게 되어 최대한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서 슬픈 부분도 있었지만 돕게 된 부분이 있었고,

브런치스토리 작가는 1~2년 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남 일인 줄 알았는데 오글오글 팀과 함께 하면서 갑작스럽게 작가가 되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뭐랄까?


올해는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마음속의 꿈들이 뭔가 조금씩 조각이 맞춰지면서

'나'라는 사람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어쩌면 처음으로 솔직하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던 것 같다.


예측불가한 일들의 연속인 날들이 많았지만 그 예측불가한 일들이 결국은 다 나에게 소중한 의미가 되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모든 사람을 좋아하는 바람에 엄마가 항상 '톨스토이냐...'라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놀리셨었는데,

올해부터는 뭔가 '나'를 더 위하는 생각을 예전보다 하게 되면서 상처를 주거나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거리를 두게 된 점이 예전과 다른 점인 듯하다. (예전에는 거리를 둘 때까지 지금보다 더 오래 걸렸다.)


뭔가 혼자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있으면 더 좋지만, 혼자 무엇인가를 해나가도 충분하다는 느낌.

그게 올해 얻게 된 나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다.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다 보니, '글'이라기보다 뭔가 나의 싸이월드 일기장 느낌이 되어버렸지만,

나의 생각을 넘어 실제로 일어난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면 나의 2024년은 귀인과 함께하는 한 해였다.


학교에서 존경할만한 선배교사님도 만나고, 오글오글 1기 팀도 많나고, 다른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쓰다 보니 정말로 '귀인도 만나고' '마음속에 생각하던 일도 현실로 다가오고'


럭키비키 한해였구나 싶다.


사람들은 학교폭력 업무에 상사와의 갈등(학폭업무 진행을 하면서 가치관 차이 등으로 갈등이 있었다..)등으로 뭔가 한해 힘들었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물론 힘들었긴 하지만 이 업무를 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었던 학교의 많은 면들과, 사람들의 많은 이면, 학교의 구조 등에 알게 된 값진 경험이었다.


결국 럭키비키.





2025도 럭키비키 하기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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