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쏭 Apr 29. 2023

진정한 휴식

휴가와 업무


한국에 휴가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다. 당연히 편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의외로 익숙하다.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충전되기에 영국에서 미친 듯이 먹고 싶던 음식들조차도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당연히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때에 따라 베푸시는 은혜가 분명히 내 삶 가운데 있다. 아무리 내가 영국에서 혼자 힘으로 뭐든 다 한다고 착각할지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이 늘 있다.


이곳 집에서는 밥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해야 할 일들 하나하나 하는 것조차도 부모님이 다 도와주시고 가족들이 다 차를 태워주고 동생이 기차표도 끊어주곤 한다. 몸이 편안하기 그지없다.


사실 나의 회사 업무는 매월 말과 매월 초가 굉장히 바쁘다. 이번에 한국 휴가를 오지 않으면 6월 중순으로 밀리기 때문에 조금은 억지스럽게 휴가를 온 것이 사실이다. 한 달 반을 참기에는 삶이 너무 팍팍하고 지치고 도망치고 싶었다.


업무를 완벽하게 다 마무리하지는 못할지라도 우선 급한 대로 꼭 해야 하는 것들만 조금씩 해두려고 회사 컴퓨터를 켰다. 일주일 새에 쌓여있는 아웃룩 메일과 업무 목록을 확인하며 마음이 답답해져 왔다.


당당하게 이 시기에 휴가 요청을 하면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나의 무책임한 책임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돌아본다. 나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며 의무를 마땅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어른의 삶인 걸까.


휴가를 오기는 왔는데, 몸은 너무도 편안한데, 기도와 말씀도 없는 지금의 일상이 과연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인가를 돌아본다.




작가의 이전글 두 세계의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