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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by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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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지 않고, 그저 숨만 내뱉고 들이마시며,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 있을 때면, 견딜 수 없이 공허하다. 돌을 뚫는 작은 물방울의 파문이 마음에 인다.


저기, 내일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 있다. 오늘을 태워 하염없이 달려간다.

여기, 오늘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내일에 쫓겨 하염없이 달려간다.


달려간다. 인생이라는 쳇바퀴는 무한정 돌지 않아, 돌 수 없어, 그 끝을 떠올리면 견딜 수 없이 공허하다.


야망이 현실에 자리를 내주는 순간, 우리는 불현듯 어른으로 거듭난다. 물론, 현실이 야망에 자리를 내주어, 어린아이기를 고집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삐그덕거리며 달려가야 한다.


몇 년 후가 도무지 그려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건 축복이자 동시에 저주겠다.

또, 몇 년 후가 선명히 그려지는 삶을 살아가는 건 축복이자 동시에 저주겠다.


갈구의 길을 쫓든, 자족의 길을 쫓든, 걷고 또 걷는다. 우리는 시간을 하염없이 걷는 여행자다. 때론 타오르고, 때론 쫓기며. 순간순간을 걸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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