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
어제는 가방을 학교에 두고 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깨가 가벼워
운수가 좋은 날이겠거니 지레짐작했던 내가 틀렸다.
오늘은 방에서 양말을 잃어버렸다.
분명 주머니에 넣었는데 사라졌다.
도서관에 도착해 기지개를 켜니,
청바지 아래로 양말이 툭 떨어졌다.
어제, 비가 내렸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나는 물리적 우발성의 바깥에서 머물고,
일상은 가방 없는 퇴근길처럼, 양말 품은 청바지처럼 흘러간다.
스물 셋, 75개국을 여행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내일의 여행을 꿈꾸며 오늘을 살아가는 노마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