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어차피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면, 인더스트리가 아닌 학계에 남는 것에 도대체 어떠한 의미가 있지?" 내 질문에 같이 사는 대학원생 형은 이렇게 답했다. "조금 더 샤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그 한마디에 담긴 뜻은 명료했다. 단순한 필요에 의해 길들여 주어지는 '요구된 대체 불가능성'이 아닌, 스스로의 쓸모를 갈고닦아 쟁취하는 '체득한 대체 불가능성'을 소유하라는 것. 그것이 바로 그가 말한 '날카로움'이었고, 그는 매일 연구실로 향하며 자신을 벼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