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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ul 27. 2016

#08-2. 배낭 하나 짊어메고서

2016 제 4회 DMZ 평화통일대장정 (출발편)


이전 글.  #08-1. 배낭 하나 짊어메고서 (준비편)


그런데


대장정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는 의정부 신한대학교로 가기 전날 짐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았다. 부산에서 준비한 준비물들을 모조리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몇가지가 빠진 것 같았다. 뭐지, 뭘까? 선크림 있고 티셔츠에, 체육복 바지에, 밴드에...


아! 그러고보니 옷걸이랑 빨래집게가 빠져있었다. 대장정 기간동안 입은 옷들을 빨래하고서 걸어둘 든든한 아이템을 빼놓고 오다니!!! 부랴부랴 동생 자취방 옷장에서 걸려있던 옷은 빼고서 옷걸이 4개를 챙겼다. 그렇지만 빨래집게는 단 2개뿐. 대장정에 가면 다른 친구들에게 필요한 빨래집게는 더 빌릴 생각으로 준비물 점검을 마쳤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의정부 신한대학교로 향했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15박 16일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발대식



신한대학교에 도착해서 이름표와 가이드북을 수령하고서 대장정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와 대장정 기간동안 잠을 자게 될 텐트 설치 방법 등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있을 발대식 연습까지! 


이때 제공된 배낭에 15박 16일동안 사용할 물건들을 옮겨 담는 시간이 있었다. 허나 그 시간이 매우 짧았다. 우선 제공되는 티셔츠와 바람막이, 바지 등을 챙기고선 개인적으로 준비한 물건들을 옮기려 하였다. 그런데 진행요원들이 제한하는 물건들이 많았다. 이건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속옷이랑 양말은 몇 개만 챙겨라. 시간은 촉박한데 옆에서 여러모로 압박을 들어오니 온전한 정신으로 물건을 옮겨 담을 수 없었다. 헐레벌떡 물건을 옮겨담으니 내가 제대로 챙긴건 맞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찌되었건 주황배낭은 가득 차게 되었다. 


이제 어찌되었건 이 배낭을 메고서 350km, 총 155마일의 DMZ 지역을 걸어야 했다. 준비해왔던 모든 물건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모든 물건들을 챙기지 못했다. 과연 내가 이 물건들 없이도 350km를 걸어나갈 수 있을까.


발대식  


오리엔테이션 다음 날, 광화문으로 향했다. 발대식이 이뤄지는 장소였다. 발대식 시간부터 태양은 강하게 내리쬤다. 그 태양 아래에서 115명의 대학생들은 우둑하니 섰다. 짧은 30분여 가만히 서 있기도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걸어나갈테니깐.


발대식에선 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 작년 기수 참가자의 응원사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배낭이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발대식을 하고서 완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는 부담감이,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배낭에 채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어제 모든 물건들을 다 배낭에 챙겼다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뒤로 엎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깐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다행히 발대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잘 지켜냈다. 하지만 벌써부터 뜨거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몇명 발생했다. 대장정 기간동안은 얼마나 더 큰 더위가 우리를 괴롭힐까.


출발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버스로 강원도 고성까지 이동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걷기의 시작. 과연 350km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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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청춘로드 '빛글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기록을 남기며.
글을 쓰기도, 글을 그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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