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聲滿醉(우성만취)
오랜만의 비가 반가워서인지 밤 중 떨어지는 빗소리를 많이도 마셨습니다.
그러니 잠결에 깨어나 반쯤 감긴 눈으로 화장실을 몇번이나 들락거렸지 않았겠습니까.
돌아와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 전엔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잠깐 깨워봅니다.
아무에게도 온 연락은 없습니다.
전화기를 다시 재우며 빗소리를 홀짝거립니다.
끊임없는 빗소리를 머금고 자리에 눕습니다.
오늘은 빗소리에 거하게 만취하기에 아낌없는 날인 것 같습니다.
투두둑 투두둑.
대학 새내기 시절, '영글거림'이라는 별명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영재+오글거림', 어쩌면 이것과 느낌이 비슷할지도.
글을 쓰기도, 글을 그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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