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는 정체불명의 동물 '네시'가 산다.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는 정체불명의 동물 '네시'가 있다. '네스 호의 괴물'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네시의 정체와 네시의 존재에 대해 정확하게 증명된 바는 없다. 여러가지 이야기들만 무성할 뿐이다. 어쩌면 정말로 그곳 어딘가에 네시가 잠들어 있을 지도 모른다.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직접 본 적 없는 네시는 생각보다 꽤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생각이 다 자라서야 생각한다. 어린 시절, 허풍이의 세계여행이라는 만화책에서 처음 만난 네시는 그저 장난감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생각해봐라. 나보다 훨씬 덩치가 큰 공룡같은 것이 눈 앞에 나타나 있다. 내 말이 통하지 않는다. 나를 그대로 잡아먹을 지도 모른다. 공룡이 무섭지 않다면 글쎄, 아직 순수한 그대의 장난감 공룡이 부러울 뿐.
무서운 네시는 지금 네스 호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지 모른다. 어쩌면 한 마리가 아닐 수도 있다. 수많은 네시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아니, 그럴 것이다. 네시는 그 어딘가에 있다.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네시에 대해서 생각한다.
오늘 내가 깨어난 시간 네 시. 수많은 네 시 중 오늘 네 시에 깨어났다. 그 많은 스코틀랜드의 네시 중에도 어떤 네시가 오늘 눈을 뜨고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느 일요일에 그 네시가 깨어날 지도 모른다. 그 많던 네 시 중 유독 오늘 일요일 네 시에 내가 깨어난 것처럼. <어느 일요일의 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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