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라이세이 Jan 05. 2018

출근길

바쁘다. 나쁘다. 나뿐이다.

.

잠시 잊고 있었다. 평일이라는 것을. 누군가는 출근하는 아침 출근길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은 바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은 모이고 흩어졌다. 출근 버스에 오르고, 출근 지하철에 오르고, 출근길에 휩싸인다. 그런 출근길을 옆에서 걷는다. 사람들은 다들 바빴다.


며칠 전,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가 깜짝 놀랐다. 나는 아닌데 친구는 내일 일이 있다고 했다. 참, 이 친구 직장인이었지. 나는 방학이었다. 일은 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방학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방학기간이 아니라 백수의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내 시간은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멈춰있어도 내 시간만은 빠르게 흐른다.


출근 시간에 출근하지 않는다는 게 언제까지 방학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바빴다. 나는 바쁘지 않은데, 내 시간까지 바빴다. 나빴다. 내 시간인데도 나랑은 다르게 바쁜게 나빴다.


나뿐이다. 물론 아니겠지만, 그 길 옆에서 혼자 멀뚱히 서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들 이리 바쁜 걸 보면, 나쁜 일도 아닌데 나빴다. <출근길>


에라이세이_ly


#출근길 #출근 #직장인 #출근버스 #출근지하철 #지옥철 #방학 #직장인 #학생

#글 #일상 #에세이 #에라이 #에라이일상 #에라이세이 #ly #감성 #글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해피뉴이어!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