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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an 28. 2018

'POP STREET(팝 스트리트)'의 경쟁 상대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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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현대백화점의 지하통로는 'POP STREET(팝 스트리트)'다.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런 신촌 현대백화점의 'POP STREET(팝 스트리트)'에겐 강력한 네이밍 경쟁 상대가 있었다.

이야기는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통로의 이름이 지어지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으니깐.

신촌 현대백화점의 지하통로엔 이름이 없었다. 동시에 운영되는 유플렉스의 '지하 거기' 혹은 '현백(현대백화점) 지하통로' 언저리의 표현으로 불려졌을 뿐. 아, 물론 아직까지도 그렇게 불리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현대백화점은 이 지하통로가 '거기'가 아닌 '어디'로 불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네이밍 공모를 시작한다. 페이스북, 이메일, 현장 공모 등으로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모은다. 꽤 많은 사람들의, 꽤 많은 생각들이 모인다. 'POP STREET(팝 스트리트)'도 그중 하나의 아이디어였다.

아직 'POP STREET(팝 스트리트)'가 'POP STREET(팝 스트리트)'가 아니었던 시절, 현대백화점의 중역들은 고민한다. 페이스북으로, 이메일로, 그리고 현장에서 모인 네이밍 아이디어 중 어떤 이름을 사용하면 좋을 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두 후보가 남는다. 하나는 'POP STREET(팝 스트리트)'고 나머지 하나는, 그렇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바로 그 이름이다.

두 후보에 대해 중역들의 의견이 갈린다. 최종적으로 'POP STREET(팝 스트리트)'라고 이름이 결정될 때까지도 의견은 팽팽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 후보는 나머지 한 후보의 승리로 'POP STREET(팝 스트리트)' 대신 '무엇'으로 불릴 기회를 갖지 못한다. 가장 팽팽하고 치열했던 후보인 '무엇'은 잊혀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그 이름을 잊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그 이름을 제안한 제안자였는데, 그는 'POP STREET(팝 스트리트)'를 지날 때면 어김없이 그 이름을 떠올렸다. ''POP STREET(팝 스트리트)'가 아니라 그 이름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전해지는 바로는 그 이름은 '미트로'인데,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 현대백화점의 '밑으로' 내려가는 지하통로라는 의미이고, 둘, 'MEET路'로 지하통로에서 약속 상대를 만나거나, 만나러 가는 설레이는 길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거기에 의미가 하나쯤 더 있다면 지하철인 '메트로'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정도까지.

바로 이 '미트로'가 'POP STREET(팝 스트리트)'의 가장 강력한 네이밍 경쟁 상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POP STREET(팝 스트리트)'에 가려져 가장 강력한 네이밍 경쟁 상대였던 '미트로'는 잊혀진다. '미트로'를 기억하는 그는 안타까웠다. 'POP STREET(팝 스트리트)'를 지날 때면 그 생각은 더 강해졌다. 사람들이 '미트로'가 '미트로'가 되지 못한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래서 그는 글을 썼다.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POP STREET(팝 스트리트)'에겐 강력한 네이밍 경쟁 후보가 있었다.'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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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세이_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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