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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an 31. 2018

똑. 똑.

물소립니다.

.

물을 껐다. 수도관을 잠궜다. 물이 나오지 않는다.


밤새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길래 창밖에 눈이 녹으며 나는 소리라 생각했다.


아침에도 똑. 똑. 낮에도 똑. 똑.


한참을 자다가 일어났다. 여전히 똑. 똑.


싱크대 쪽을 향했다. 발에 물이 채였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나 보다. 찻장 뒤로도 물이 떨어지고 있었나 보다. 똑. 똑.


밥을 먹고, 씻고, 물을 껐다. 수도관을 잠궜다.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물이 떨어지길래 한번 더 수도관을 잠궜다. 이제 안 떨어지겠지.


발에 물이 채일 때까지 몰랐다. 역시나 나는 꽤나 둔한 사람이다. 발에 물이 채여야 물이 떨어졌구나, 를 느낀다.


기사님이 많이 바쁘시다고 했다. 언제 오실지 모른다고 했다. 어쩌면 내일도. 2층 삼촌도 일을 나가셔서 며칠 뒤에 돌아오신다고 했다. 물은 나오지 않는다.


아침에 수영을, 밤에 헬스를 가서 씻어야겠다. 덕분에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눈이 녹을 때쯤 나는 소리에, 덕분에 나는 부지런해져야겠다. 똑. 똑.


에라이세이_ly / 에라이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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