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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un 21. 2020

이 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

이 회사, 저 회사 말고 <사이드 프로젝트>

금도끼가 네 도끼더냐, 은도끼가 네 도끼더냐.
이 회사가 네 회사더냐, 저 회사가 네 회사더냐.


요즘 '주식 투자로 월급 만들기', '월 xx만원 버는 스마트 스토어', '오픈 클래스 열어 부수입 만들기', '나만의 사이드잡 하기' 따위의 광고가 자주 보인다. 직장인들의 월급 외 수익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낸 현상인 한편, 이건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으로만 빚어진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이와 함께 '퇴사'와 관련된 컨텐츠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취준생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회사에 붙여주기만 한다면 영혼을 바쳐서까지 열심히 회사를 다닐 수 있는데, 회사가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며 푸념한다. 수 십 곳에 원서를 써도 붙여주는 곳은 얼마 없고, 어렵게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시험을 치고 면접에 올라가면 어이없는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연거푸 마시는 생활에 한탄하면서 말이다.


그와 달리 운 좋게도 대학 마지막 학기에 취업에 성공한 본인은, 오히려 그런 취업준비생들은 부러워하는 입장이라고 할까? 그때는 무엇이든지 상상할 수 있었다면서 말이다. 마치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처럼 '취준생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말을 하면서. 회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모르는 상태로 온갖 상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지원하는 이 직무로 간다면 나는 이런 식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며, 나의 역량은 어떤 식으로 발휘될 것이야! 따위의 상상 말이다. 그러면 매 달 만족스러운 월급이 들어와  뿌듯해하며 좋은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상상 말이다.


#이 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


이렇게 오히려 취준생을 부러워하는 3년 차 직장인이 된 이유는 취준생의 어려움보다는 사회초년생으로서 불만족스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상상하던 회사의 모습은 없고, 월급은 쪼그마했다. 점점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면서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사람들은 '지금 여기는 내 회사가 아니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라고 생각한다. 해서 '주식투자'라거나 '부업 만들기' 따위에 관심을 가지면서 '퇴사' 컨텐츠에 기웃기웃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온갖 종류의 '재테크', '주식', '부업', '사이드잡', '사이드 프로젝트', '창업'과 같은 키워드가 흔하게 노출되는 것이다. 나 역시도 회사에서의 불만족스러움을 해소하고자 월급 탈출을 꿈꾸며 재테크 관련 책들을 읽는 한편,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사이드 프로젝트 분투기 - <에쎄이비아, 칼럼비아>


2019년 한 해 동안은 뉴스레터 서비스 붐에 맞추어 <에쎄이비아, 칼럼비아>(https://brunch.co.kr/@lim6922/210)라는 에세이나 칼럼 전송 서비스를 운영했다. (*링크 참조)

그러나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한 탓에 소수의 지인들에게만 전송되는 서비스로 전락되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이때 쓴 글들을 엮어 브런치북으로 정리하였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을 들러 주시길. <1인분 어치의 삶> https://brunch.co.kr/brunchbook/for1person)


#사이드 프로젝트 분투기 - <꽃 한 편[꽃:단편]>


2020년에는 좀 더 개방된 공간에 컨텐츠를 공유하기로 방향성을 설정하였다. 그렇게 선택한 채널을 '오디오 클립'이었다. 애초에 2019년 한 해 동안 무작정 글을 모은 것은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읽을거리'를 만들기 위함이었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채널로 '오디오 클립'을 선택한 것이다. 팟빵과 같은 팟캐스트 채널보다는 경쟁률이 낮고, 네이버라는 대형 플랫폼의 이점이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컨텐츠를 녹음하려고 하니, 이를 하나로 묶어줄 상위의 개념이 없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 어쩌지.......'


소스를 반영구적으로 뽑아낼 수 있으면서 하나의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문득 '신문'이나 '날씨'를 친구들에게 내뱉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우리가 재밌게 이야기를 꾸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때 한 친구가 '탄생화' 이야기를 했다. '꽃' 말이다.


꽃에는 저마다의 꽃말이 있고, 꽃말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때부터 '꽃'으로 큰 테마를 정하고 이야기를 모으고, 녹음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목소리를 담당할 팀원을 한 명 더 섭외하고 각종 컨셉과 디테일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월 말, 첫 컨텐츠(채널설명)를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 업로드하였다. 이후 매주 2~3편의 오디오클립을 업로드하여 현재(2020.06.21.) 32편의 컨텐츠가 채널에 업로드되었다. 구독자는 100명을 돌파하여 104명인 상태가 되었다. (http://naver.me/50fOmaxo)


그리고 앞으로는 오디오클립으로 올린 컨텐츠를 출판물과 다른 굿즈로 만들어낼 계획을 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4명의 팀원이 소중한 개인의 시간을 쪼개어가며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결과물이다. 총 4명의 팀원은 1명의 프리랜서, 1명의 직장인(본인), 2명의 취업준비생(학교 후배들이다)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역할이 뚜렷하여, 이중 1명이라도 빠지게 된다면 당장 오디오클립 채널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중한 인력들과 함께 컨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돈은 되지 않지만 구독자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에 신기함을 느끼면서 당신의 머리맡에 <꽃 한 편[꽃:단편]>을 놓아드릴 수 있도록, 오늘도 이 꽃, 저 꽃의 꽃말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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