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나야 나~"
아침부터 케이블 뉴스 채널을 틀어두면 강력하게 자기피알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수 남진님의 목소리다. 남성정력강화식품인 쏘팔메토(쏘팔 코사놀?)를 광고하는 소리(전립선 건강에 좋다고 한다)이며, 한 타임 뉴스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다. (나중에 알았는데 "나야~ 나야 나~"는 남진님의 '나야 나'라는 노래의 가사다 / 요즘 사람들에게 '나야 나'는 프로듀스101이라는 Mnet 프로그램에서 공개된 '나야 나'가 더 익숙할테다. 이 노래였다면 나야 나! 나야 나!로 느낌표가 더해졌을 것이다.) 뒤이어 여러 종류의 광고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뉴스가 시작된다. 그 사이의 시간 동안은 별 다른 새 소식은 없기에 잠결에 들었던(시간이 되면 TV 전원이 자동으로 켜지게 해두었다) 소식이 다른 앵커의 목소리로 들린다.
조용하던 방에 이런저런 소리가 채워진다. 전기주전자에 물 끓이는 소리를 더한다. 문 앞에 놓인 종이신문(한국경제를 구독 중이다)을 챙겨들고 큰 제목들을 읽는다. 신문을 넘기는 소리가 더해진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한 두 명씩 문을 열고 집을 나서는 소리가 들린다. '띵-' 엘리베이터 소리. '탁- 탁-' 신발 고쳐 신는 소리. 집 주변 공사장의 쇳소리도 더해진다. 이때까지 이불 속에 있다면 반성해야 할 일. 이불을 빠져 나오자마자 회사로 급하게 가야하기 때문이다. 앞의 모든 소리를 그저 잠을 방해하는 소리로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아닌 오늘은, 출근 전까지도 여유로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찍 일어나면 유산소 뛰러 가야지, 라는 전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득 채운 소리들을 한 데 모아 한 편의 글로 정리할 수 있으니 꽤나 만족이다. 그럼 이제, 마저 신문을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