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저에게도 역주행이 있길 기대합니다. 제가 쓴 글이, 제가 남긴 무엇인가가 역주행하여 저의 활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위에서 아래로 거꾸로 자라는 식물처럼 제 속에서 거꾸로 옛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그렇게 치자면 매번 역주행을 하는 셈입니다. 거꾸로 자라지는 않지만, 거꾸로 잘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작성한 일기장을 들추어 봅니다. 그 시절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지금이랑은 다른 감성을 가졌구나. 그때부터 나는 이랬었구나. 마음 속에서 지금부터 그때로 거꾸로 달립니다. 거꾸로 자라는 마음입니다. 남아 있던 내가, 남아 있던 글 속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역주행은 이런 맛입니다. 거꾸로 자라고, 거꾸로 잘하는 역주행의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