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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Sep 30. 2021

소설 쓰고 앉아 있네 / 글쓰기의 사선에서

200자 원고지 기준 600매 내외.

"2달이니 하루에 10매씩 쓰면 충분하겠네."라고 생각했음은 오만이다. 다행히 마감일인 오늘은 제출 조건을 맞췄다. 목표는 제출.

4시간 동안 글을 쓰면 공식적인 자리(ex. 회사 블로그)에 내세울 수 있는 글 한 편을 쓸 수 있는 사람임을 스스로 안다. 눔에서 일할 때가 그랬다.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테마를 잡고 글을 쓰면 4시간이었다. 그때부터 제대로 글을 쓰고자하면 4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름없는스터디에서 브런치를 정리할 때도 마찬가지. 4시간을 연속으로 낼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 습성 탓인지 '하루에 원고지 10매'라는 기준을 잡아서도 4시간을 내리 낼 수 없다면 글을 시작하지 못했다. 퇴근 후 4시간을 내는 일은 쉽지 않다. 더더군다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 소설의 판을 깔고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단계일 때는 글의 진도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보다 강력한 것은 언제나 데드라인이다. 이를 글쓰기의 사선이라 표현한다. 기준으로 잡은 공모전의 마감일이 다가왔고, 이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앞으로 나는 원하는 건 뭐든 못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무조건' 해야했다. 휴가를 썼다. 글을 쓰기 위해서.



김은희 작가는 17시간 정도 작업을 한다고 했다. 휴가도 썼으니 그처럼 내리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었다. 오만이었다. 겨우 자리 잡고 글을 썼더니 6시간이었다. 다음 날은 4시간이었고, 그 다음은 3시간이었다. 글쓰기는 어렵다. 특히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소설 쓰기란 익숙하지 않았다. 겨우 6시간을 쓴 날, 원고지 100장을 썼다. 6시간에 원고지 100장이라는 새로운 등식이 생겼다.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소설 쓰기. 대학 1학년 글쓰기 수업 때 던져둔 '만약에' 떡밥을 이제야 건진다. 장르는 판타지. '만약에'가 가장 잘 들어맞는 장르라 생각한다. 8-9월의 소설 프로젝트. 겨우 분량을 맞춘 프로젝트. 목표는 제출. 마지막 퇴고를 하고 제출하면 끝이 난다. 다음은 에세이다.


https://brunch.co.kr/@lim692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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