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라이세이 Dec 12. 2021

에라이, 요즘은 사진 안 찍어요?

"에라이, 요즘은 사진 안 찍어요?"

R이 물었다.

"네, 사진 안 찍은 지 좀 되었네요. 취업하고선 집-회사만 하다 보니."
-
취향관을 다니던 2018년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지금은 카메라를 들고 다닐 일이 없다. 매일 같은 장소, 같은 화면을 보고 있으므로.
-
"글 쓰는 건 어때요?"

"요즘은 신세한탄 글만 쓰는 것 같아요."
-
2018년, 취향관 멤버로 만났던 R과 오성님, 행틀맨과 브레드는 삼각지에 각자의 공간인 스튜디오와 카페를 차렸다. 한 번 가봐야지, 하던게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러다 사진전을 한다기에 이번 기회에 집을 나섰다.

삼각지에 도착했을 때 마침 출근한 R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근황을 묻는 R을 질문에 위처럼 대답했다. 그땐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곁들여 글을 썼다. 지금은 글과 사진은 뒷전인 일상이다.

R의 안내로 스튜디오를 구경하고, 스튜디오를 꾸릴 때의 뒷이야기를 잠시 듣고 후스커피로 이동하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마감 시간이 지난 뒤였다. 해서 조만간 다시 후스커피가 열렸을 때 놀러오겠노라, 하고 삼각지를 떠났다.
-
집-회사를 반복하는 월급쟁이 회사원 입장에선 멋있고 부러운 사람들. 아직 홀로서기 할 내 아이템을 찾지 못해 현상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들처럼 따로 자리 잡기 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 그때까지 글과 사진을 놓지 않는 걸로. 계속 내 아이템을 찾아 보는 걸로.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 값과 팔걸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