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가로막는 것이 항상 있어. 꼭 지나쳐야 하는 것도 있어."
누구나 한 번쯤 살다 보면 무언가에 가로막힐 때가 있다. 그건 잠깐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가벼운 것일 수도 있고, 묵직한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아픈 것일 수도 있다. 가끔 술자리 같은 데서 사람들이 이런 것을 주제로 썰을 풀 때가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그냥 '뭐 저도 남들이랑 똑같죠'라며 허허 웃고 넘긴다. 가식적이라고, 바른대로 말하라고 닦달해도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삶에서 자주 내 발걸음을 가로막는 것은 진로에 대한 고민도, 돈에 대한 것도 아닌 '초코송이' 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초코송이' 머리라고 부르는,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헤어스타일이었지만 너의 초코송이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카페에 마주 앉아 있을 때도, 함께 캐릭터 샵을 돌며 각종 굿즈들에 환장할 때도, 소문난 맛집 한번 검증해 보겠다고 그 더운 날 한동안 줄을 서서 기다릴 때도 나는 항상 너를 보고 있었다. 네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그랬던 거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랑스러움은 너의 초코송이에서 뿜어져 나오던 것이 아닐까 싶다.
너와 만나면서 그 초코송이가 흐트러진 것을 볼 때는 오직 너와 같이 씻을 때뿐이었다. 일부러 샤워기를 집어 들어 네 머리 위에서 물을 뿌리면서 장난을 치곤 했었다. 머리가 그게 뭐냐며 널 놀리며 웃었지만, 모르긴 몰라도 그때 내 머리 또한 만만치 않게 웃겼을 것이다. 물론 헤어드라이어와 고데기를 거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내가 아는 그 초코송이로 돌아왔다. 머리가 항상 똑같다며 가발 아니냐고 했다가 등짝을 세게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2년 동안 너와 함께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함께 겪었다.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며 너는 '결국 남는 것은 사진과 추억뿐'이라고 했었다. 그 당시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니었겠지만 네 말 그대로 정말 사진과 추억만 남아버리고 지금 내 곁에 너는 없다.
찾기 힘든 헤어스타일은 아니기에 거리를 걷다 보면 하루에 꼭 한 번씩은 네 뒷모습을 본다. 즐겨 입던 옷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사람의 경우 더 선명하게 너와 겹쳐 보여서 다가가 보지만 이내 돌아선다. 너무나 그리운 초코송이지만 항상 봐 왔던 그 모습과는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 번은 동생이 어디서 과자 상자를 받아와서 식탁 위에 올려둔 적이 있었다. 한껏 해이해진 채 느즈막히 일어난 주말 오후, 출출한데 밥 차려 먹긴 귀찮아서 과자 상자를 뒤적거리다가 거기서도 초코송이를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다. 한낱 군것질을 하다가도 이렇게 네 생각이 나서 슬픈데 그 와중에 또 과자는 맛있었다. '웃프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지.
나를 가로막는 것에 대한 건 지금까지 풀어놓은 이런 얘기니까 어디 가서 도무지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으리라 믿는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너를 닮은 초코송이들이 온통 가득하지만 네가 없는 세상 속에서.
환상통(Phantom Pain)이라는 게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몸 일부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심지어 가렵거나 촉감이 느껴지고 아플 때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없는 너를 아직도 그리워하는 나처럼.
There's always something in the way
There's always something getting through
But it's not me
It's You
It's You
Sometime's ignorance rings true
But hope is not in what I know
Not in me
It's in You
It's in You
It's all I know
It's all I know
It's all I know
And I find peace when I'm confused
I find hope when I'm let down
Not in me
but in You
It's in You
I hope to lose myself for good
I hope to find it in the end
Not in me
In You
In You
It's all I know
It's all I know
It's all I know
in you
in you
It's in you
in you
There's always something in the way
There's always something getting through
But it's not me
It's You
It's You
It's You
It's You
It's You
앞을 가로막는 것이 항상 있어
꼭 지나쳐야 하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건 내가 아냐
그건 너야.
그건 너야.
가끔 무지가 진실을 구현할 때도 있어
하지만 희망은 내가 아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 아냐
내 안에 존재하는 것도 아냐
희망은 네 안에 있어
그건 네 안에 있어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나는 혼란스러울 때 평화를 찾고
절망했을 때 희망을 찾아
내 안에서가 아니라
네 안에서
그건 네 안에 있어
영원히 해방되고 싶어
결국에는 찾고 싶어
내 안에서가 아니라
네 안에서
네 안에서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이것은 내가 아는 전부야
네 안에서
네 안에서
그건 네 안에 있어
네 안에서
앞을 가로막는 것이 항상 있어
꼭 지나쳐야 하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건 내가 아냐
그건 너야.
그건 너야.
그건 너야.
그건 너야.
그건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