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나는 때때로 우리가 서로에게 슬픔이 되기를 바란다
가볍게 찾아왔다 사라지는 즐거움이 아닌
마음 속 깊숙히 내려앉을 아픔이 되기를 바란다
쉽게 표현하고 해소될 서운함이 아닌
말할래야 말할 수 없는 응어리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서로의 감정에 생기는 진폭을 바라보며
그 소리를 듣고 싶다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어떤 선율의 노래가 되는지
숨길 수 없이 솔직한 그 언어 속에서
서로의 이름이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그대를 알 수 없는 그 고운 웃음을 넘어
나를 감춰야 하는 따스한 말을 넘어
때때로 우리가 서로에게 시린 슬픔이 되기를 바란다
죽어있는 만남을 그치고
살아서 사랑하고 이별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