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게가 하나 비어 있더라고
이번에도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저렴한' 장소였다. 상현동의 경우 주거지역 대비 상가 수가 적은 상권에 속해 빈 상가를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동네 주민들이 술 마시러 찾는 상가에 작은 자리가 비어 있어 생각도 없이 '덥석' 가게를 계약하고 말았다. 언제나 그렇듯 상권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 앞섰기 때문에. 그러나 '상현동'이라는 장소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를 많이 맞닥뜨리게 되었는데 이는 차차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바로 옆에 항상 바글거리는 꼬치집이 있었고 내가 계약할 당시만 해도 반대쪽 옆에 잘 되는 술집이 있었다. 또한 그것과 별개로 동네 상권이다 보니 꾸준히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지역이라 밥장사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동네인 만큼 덮밥 외에 저녁에는 숙성회도 함께 판매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음 편하게 가게를 계약했다. 어차피 음식에는 워낙 자신이 있었기에.
그러나... 오직 '맛' 하나만 있으면 비싼 가격이어도 판매가 잘 됐던 판교 오피스존에 비해 주거 상권에는 수많은 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두 가지의 문제를 꼽자면 그것은 바로... 주 고객층이 '주부'라는 것, 그리고 동네의 소비 형태가 상권 내 '가격'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즉, 법인카드로 한도 내에서 편하게 결제를 하던 판교 상권과 달리 실제 살림을 담당하는 주부가 결제하는 일이 많은 만큼 판교와 같은 가격을 받으면 '비싸다'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권이라는 것을 들어간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지금까지의 모든 내 요식업에 대한 지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