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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elite Jul 25. 2015

명왕성 8

물리적 특성과 위성들

명왕성 연재 글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정리를 해보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앞으로 명왕성에 대해서 절필(?) 같은 걸 하겠다는 뜻은 물론 아니고 -_-; 무려 8편까지 이어진 명왕성 연재 글을 마무리하고 앞으로는 뭔가 또 something new가 있으면 명왕성 관련 글을 올리겠다는 뜻이다.



그 플루토가 그 플루토?


명왕성 발견 과정에 대해 적은 명왕성 4편에서, 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션 주인공 미키마우스의 애완견 플루토 이름을 명왕성(Pluto)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며칠 전, 누군가 명왕성 사진에서 진짜 플루토를 찾을 수 있다고 그림을 그려 올린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맨 위 제목줄 배경 그림이 그것으로, 아래 좀 더 설명하는 그림이 있다.

명왕성 톰보 리조에 플루토를 매치시킨 그림

    명왕성 최신 사진 편에서 설명했듯이, 명왕성에 하트 무늬가 있다면서 유명해진 지역을 관련 천문학자들은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로부터 이름을 따와 톰보 리조(Tombaugh Regio)라고 부른다. 이 톰보 리조에 누군가 미키마우스 애완견 플루토 그림을 매치시킨 거다. 우리 식이라면 달에 옥토끼가 방아 찧고 있다는 얘기와 비슷하달까? 이런 얘기에 공감하면 좋고 아님 말고겠지만, 그렇다고 생각하고 보니까 또 그렇게 보이기도 =,.=;;;

    명왕성 최신 사진 편에서는 여기 톰보 리조의 일부분에 대해 고해상도 사진을 봤더니 예상 못한 지형 지물이 나타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었다.



명왕성의 물리적 특성


명왕성에 대해 그렇게 많은 글을 적었으면서도, 정작 가장 기본이 되는 명왕성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서는 적지 않았었다. 이유는... 기본 물리적 특성이야 한글 위키 보면 나오고, 한글 위키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영문 위키를 보면 자세히 나오므로 따로 적기가 새삼스러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글은 물론 영문 논문 읽고 쓰는 것이 일상이라고 자랑질하던 -_-; 서울의 명문 사립대 교수가 똑같이 위키를 읽고도 닭소리해댄 사례가 있듯이 -_-;;; 위키에 나온다는 것과 그걸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위키 내용이 너무 많아서 전문/관심 분야가 다른 등의 이유로 모르는 사람은 모두 읽고 이해하기 부담스러운 문제도 있다.

    그래서 명왕성의 물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글을 적고 싶긴 한데, 또 브런치 에디터가 천체의 물리적 특성 같은 것을 제대로 적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거든. 브런치 시스템이 단순 명료한 구조로 작가가 글과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에디터도 그런 관점에서 편리하지만, 너무 기능이 단순한 에디터라 세세한 표현을 하려면 많이 불편하다. 브런치 시스템의 목적을 이해하더라도, 전문적인 식견을 적는 작가라면 세세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좋을텐데... 암튼, 당장은 어떡할 수 없으니까 대략 브런치 에디터에 맞춰서 적어보면...


• 크기 : 직경 약 2370km로 지구(직경 약 12700km)의 0.18배, 지구의 위성 (직경 약 3470km)에 비해서는 약 0.68배이다.

• 무게 : 지구의 약 0.0022배, 달에 비해서 약 0.18배.


• 공전 주기 : 지구 1년을 기준으로 약 247.7년. 참고로 해왕성은 약 164.8년.

• 태양으로부터 거리 : 최소 약 29.7AU, 최대 약 48.9AU. (AU = Astronomical Unit = 천문 단위, 지구와 태양의 평균 거리를 의미하며 약 1억 5천만 km) 따라서 명왕성-태양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의 약 30~50배이다. 해왕성과 비교해 보면, 해왕성-태양 거리는 가까울 때 29.8AU, 멀 때 30.3AU이다. 명왕성 6편에 자세히 적었듯이, 행성은 케플러 법칙에 따라 타원 궤도로 공전하지만, 해왕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상당히 일정하고 원에 가까운 타원 궤도인 것에 비해, 명왕성은 거리 편차가 심한 타원형 궤도이고, 때로는 해왕성보다 명왕성이 태양에서 가깝다.


• 자전 주기 : 지구 1일을 기준으로 약 6.39일.

• 자전축 기울기 : 명왕성 공전궤도면 기준으로 약 122.5°. 자전축이 심하게 기울었으므로 계절에 따른 온도 변화가 큼.


• 표면 온도 : 태양에서 멀 때 최소 -240 °C, 평균 -229 °C, 태양에서 가까울 때 최대 -218 °C.

• 표면 구성 물질 : 주로 질소 얼음(녹는점 -210 °C)이고, 메탄 얼음(녹는점 -182.5°C)과 일산화탄소 얼음(녹는점 -205°C) 등이 섞여 있는 것으로 추정됨.

• 표면 기압 : 표면에서 대부분의 기체가 얼음이지만, 옅은 대기가 관측 되었다. 얼음에서 바로 기체가 되는 승화 현상 때문에 대기가 조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공전하면서 태양에 가까와질 때 표면 온도가 올라가서 대기가 더 많다. 표면 기압은 지구의 약 10만 분의 1 ~ 1백만 분의 1 사이에서 변하는 것으로 추정됨. 

• 표면에서 태양의 밝기 : 명왕성 표면에서 태양은 약 -19.2등급 정도이다. 참고로, 지구에서는 맑은 날 태양이 -26.7등급이고, 보름달이 약 -12.7등급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와 닿지 않는다면, 명왕성에서 태양은 보름달보다 500~600배 정도 밝아서, 명왕성의 한낮은 지구에서 해 뜨기 직전이나 해가 진 직후 어스름한 정도 밝기라는 뜻이다. 다르게 비교하면, 명왕성의 한낮은 60W 백열등에 비해 2~3배 밝기, 조명이 밝은 사무실의 2분의 1 정도 밝기이다. 그니까 명왕성 표면에서도 낮에는 책을 읽고 일상 업무를 볼 수 있다. 극심한 저온과 저기압을 견딜 수 있다면 =,.=;;;

뉴호라이즌스호 방문 전(!) 상상했던 명왕성 표면.오른쪽 위 밝은 별이 태양이고, 왼쪽 아래 초승달 모양이 위성 카론.


명왕성의 위성들

명왕성 위성들의 공전 궤도를 표시한 사진
명왕성과 위성들 크기 비교 (작은 위성은 빠짐)

명왕성은 작은 크기에도 무려 5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명왕성 6편에 적었듯이, 위성 중 가장 큰 카론(Charon)은 1978년 6월 발견되었으며, 직경은 약 1210km로 명왕성의 직경의 절반이 넘고, 무게는 명왕성의 약 8분의 1에 육박한다. 카론은 명왕성에서 약 19500km 상공을 공전하며,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지구 하루 기준으로 약 6.39일로 같고, 이것은 명왕성의 자전 주기와 같다.

    나머지 위성 4개는, 2005년 6월 닉스와 히드라가 동시에, 케르베로스가 2011년 6월, 스틱스가 2012년 6월에 발견되었다. 이들은 크기가 수십km 정도로 작아서, 구형(球形, sphere shape)을 이루지 못하고 불규칙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 위성의 공전 궤도는 거의 원형에 가깝다. 공전 궤도 반지름 순으로 이들 소형 위성을 나열하면...


• 스틱스(Styx) : 궤도 반지름 약 42700km, 크기 10~25km, 2012년 6월 발견.

닉스(Nix) : 궤도 반지름 약 48700km, 크기 30~56km, 2005년 6월 발견.

케르베로스(Kerboros) : 궤도 반지름 약 57800km, 크기 13~34km, 2011년 6월 발견.

히드라(Hydra) : 궤도 반지름 약 64700km, 크기 40~55km, 2005년 6월 발견.


    명왕성이 이렇게 복잡한 위성계를 가지게 된 것은 먼 옛날 명왕성에 카론보다 큰 또 다른 카이퍼 대 천체가 충돌했고, 충돌 후 흩뿌려진 잔해들이 원형 궤도로 공전하다가 뭉쳐서 카론 등 위성이 되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성들의 궤도가 거의 원형에 가깝고 같은 평면에 있는 것이 근거이다. 주변 카이퍼 대에 명왕성의 소형 위성과 비슷한 형태의 천체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중 일부가 명왕성 중력에 끌려왔다가 포획되어 위성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는 여러 위성의 공전 궤도가 일률적으로 원형이면서 같은 평면에 있기가 어렵다.


    명왕성의 자전 주기와 카론의 공전 및 자전 주기가 같은 것은 조석 고정(Tidal Locking) 현상 때문이다. 지구에서 달이 항상 한쪽 얼굴만 보이는 것도 조석 고정의 예이다. 행성의 강한 중력으로 발생하는 조석력 때문에 위성의 자전이 늦어지다가 결국 위성이 행성을 한쪽 면만 보면서 공전하는 현상, 즉 위성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지는 현상이 조석 고정이다.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태양계에 있는 덩치 큰 위성 대부분에서 조석 고정 현상이 관측된다.

    그런데, 명왕성의 경우는 특이하게 명왕성까지 위성 카론에게 조석 고정을 당했다. 그래서, 명왕성의 하루와 카론의 하루 길이가 공전 주기와 같고, 명왕성과 카론은 항상 서로에게 같은 면만 보이면서 공전한다. 카론이 명왕성의 위성으로는 커다랗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이런 이유 등으로 카론을 위성이 아닌 명왕성과 동급 천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천문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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