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Nepal / 2017.09.22 ~
2017년 9월, 평범했던 일상 속 나를 던져놓은 이 곳은 네팔의 작은 마을 꼬헐뿔(Kohalpur).
눈과 귀, 심장과 살갗을 타고 들어오는 모든 것은 새로운 형태의 또 다른 삶 그 자체이다.
소중한 지금, 온몸으로 전해져 오는 세상을 향해 두 눈과 심장을 들어 더욱 그들에게 손과 발을 옮기 운다. 귀히 구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당신이란 선물, 그것은 특별하다.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이 방에는 네모난 창이 하나 있다.
한적한 흙길 위로 색색의 낮은 가게들과 기다랗고 엉성한 듯 빼곡한 초록의 들판이 흩어지듯 놓여있다. 어두운 새벽을 지나 넓은 들판 위로 세상이 열리면 네모난 창 너머 그네들의 이야기를 마주한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멈춰버린 나의 공간 속 그들만의 이야기.
이곳은 특별하지 않은 것 같지만 특별하고, 흔한 듯 느껴지지만 흔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하다.
교복과 체육복을 수더분하게 입고 재잘거리며 걸어가는 학생들, 스카프와 ‘꾸르따‘ 뒷자락을 펄럭이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주머니와 아가씨. 시골스런 트랙터를 몰고 가는 검게 그을린 피부의 청년.
네다섯 마리나 되는 염소를 아무렇지 않게 나뭇가지 하나로 작은 아이가 몰고간다. 자신의 키보다 한참 크고 허름한 자전거 페달에 흙투성이 맨발을 간신히 걸친채 자전거를 굴리는 꼬마.
이 모든 것들이 이곳 꼬헐뿔의 이야기이다.
개와 소, 닭, 염소들이 흙길과 초원 위에 흩어져 사람들과 움직이는 교통수단들 사이에 뒤엉켜 살고 있는 이곳. 그 어떤 것도 어색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전통과 캐주얼한 스타일의 이들이 함께 하고, 허름한 듯 느긋한 자전거와 세련된 듯 당당한 오토바이가 함께 한다. 흙먼지 속 맨발과 카스트가 함께하고, 주어지는 운명과 앞으로 전해질 소망이 함께 한다.
이곳 꼬헐뿔이 나에게 들려주는 그들의 일상. 우리는 서로에게 모두가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