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일 맞히기: 산부인과에 가다

임신 에세이_빵빵한 보름 씨와의 만남(3)

by 다라

나는 배란일이라고 생각하는 날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상술했듯 1년 넘게 피임약을 먹어 날짜를 미리 맞춰놓았기 때문에 크게 염려는 없었다. 피임약은 의사와 상담후 복용할 것을 추천! 나도 필요하지 않았으면 먹지 않았을 거다. (매일 시간 맞춰 먹기 넘 귀찮 ㅠㅠ)


산부인과에서는 초음파를 통해 배란일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초음파를 봤더니....!!! 정말 동그란 형태의 난자(난포)가 육안으로 확인이됐다. 진짜 통통하게 차오른 ㅋㅋㅋㅋ 동그란 모양이었다..! 의사선생님 말로는 배란이 되고 나면 동그랗던 부분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푹 쳐진 형태로 바뀐다고 했다. 그러니까 난자가 빠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거나 예측할 순 없지만 일단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난자(난포)를 본 뒤 배란일이 임박했음을 알고, 며칠 후 난자가 빠졌는지 다시 초음파를 확인해서 배란일이 지난 걸 확인하는 시스템이었다. 쏘 싸이언티픽! 과학의 위대함이란....!!!

그날은 초밥을 먹었다. 임신이 되면 더 이상 해산물은 못 먹는다는 생각에 설레발을 쳐본 것이었다ㅋㅋ 결과적으로 그날 먹은 초밥은 임신 전 마지막 해산물이 됐고.. 나는 입덧에 시달리던 여러밤 그때 먹은 맛있는초밥을 떠올렸다 ㅠㅠ 물론 당장 먹고싶은건 아니었고(입덧때문에) 그때 맛있게 먹은 그 행복한 기분이 내내 그리웠다.. 언젠가 또 먹을 수 있겠지^^;


남편에게 배란일을 알리고 열심히 노력한 다음ㅎㅎ;; 며칠 뒤 병원을 다시 찾았다. 만약 그때까지 풍선 빠진 모양이 아니고 팽팽한 계란의 형태면 난포가 터지는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나는 난자가 잘 빠져나가고 풍선빠진 ㅋㅋㅋ 모양의 난포가 보였다. 배란은 잘 된 것이다!


사실 배란일을 맞춘다고 해서 100% 임신이 되는 건 아니다. 그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없어 답답하지만.. ㅠㅠ 정자가 끝까지 닿지 않거나 수정이 됐어도 무슨 이유에 의해 착상이 안되거나.. 간발의 차로 난자 정자가 애초에 만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배란일이 지나고 2주 동안은 깜깜이 기간이다. 임신이 됐는지 안됐는지 알 수 없고 실제로 임신이 진행되고 있는 기간(수정+착상 중..)이기 때문에 엄마는 조용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 기간 엄마들은 증상놀이에 시달린다 ㅋㅋ 괜히 열이 오르는 것 같고.. 속이 메스꺼운 것 같기도??^^; 오 음식이 땡기나??? 등등.. 그런데 다 쓸모없고 그냥 아~~ 무 느낌이 없는 게 대부분이다. 나는 그냥 배를 따뜻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잘 이뤄지고 있나 궁금할때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잘 쉬어주려 노력했다ㅎㅎ 물론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안가긴 했다 ㅠㅠ ㅋㅋㅋ (아직도 2주가 안됐어!!!!ㅠㅠ) 얼리 임테기를 사용하긴 했지만 너무 여러번 사용하고 싶지는 않아서 확실할 때(생리예정일 2-3일 전) 한번만 쓰자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그 사이 추석이 다가와서 나는 얼리임테기 하나, 일반 임테기 하나를 가방에 챙겨 고향으로 내려갔다. 시댁과 여행이 예정돼 있었는데 가족들과 신나게 먹고 시간을 보내며 초조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얼리 임테기를 해볼 수 있는 날... 나는 친정에 있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기간이었기 때문에 남편이 먼저 신혼집으로 떠났고 나는 엄마랑 둘이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새벽같이 잠이 깬 나는 잠든 엄마를 옆에 두고 홀로 친정 화장실로 향했다. 2주 전 배란된 난자가 뭔가를 해냈을지.... 얼리 임테기를 비장한 마음으로 손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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