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선물 살까? 말까?

임신 에세이_빵빵한 보름 씨와의 만남(5)

by 다라

임신 테스트기를 하고 한 주를 더 기다린 뒤 병원에 갔다. 나름 끈기있게 기다린 거라 생각했는데 아기집이 잘 보이지 않아서 의사선생님께서 살짝 어려워하셨다 ㅋㅋ


그래도 임신은 확정! 신기한 게 임신을 하면 바로 다태아인지 단태아인지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아기집이 두개인 건가?) 나는 단태아였고 임산부 등록을 위한 서류도 발급받았다. 예정일은 결혼기념일 그리고 남편 생일 내 생일이 모인 주간이었다! 빵빵한 보름이는 어쩜 태생부터 우리 집안 사람일까!! 사랑스러운 쫘식 ㅠㅠ


병원을 예약할 때부터 축하한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사실 내가 겪기 전엔 다른 사람의 임신을 이렇게 인사처럼 축하해준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친한친구의 임신은 물론 축하하고 신기해했지만 직장 동료나 그냥 스치는 임산부에겐 무심했던 게 사실이다 ㅠ 앞으론 꼭 짧게라도 축하인사를 건네야지. 듣는 임산부는 너무너무 행복하고 아, 내가 축하받을 일이 생긴 거구나!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인생사를 또 하나 배웠다 ㅠ


단축근무 사용을 위해 빠르게 임신 소식을 회사에 알렸다. 회사에 알리면 친구나 가족들에게 못 알릴 이유가 없으니 ㅋㅋ 점 같은 아기집 초음파 사진을 친한 단톡방 몇 곳에 올렸다. 꾸준히 하던 모임엔 당분간 못 나갈 것 같다는 인사와 함께... ㅠ ㅠ



오랜 대학 친구는 직접 전화를 걸어와 감동이라고 얘기를 해줘서 내가 오히려 더 마음이 뭉클했다 ㅠ 선물도 많이 받았다. 임신을 한 친구도 있고 안 한 친구도 있었는데 어쩜 이렇게 필요한 걸 알고 척척 잘 사다 주는지.. 다시 무심했던 내 과거를 반성하며 ㅠㅠ 혹시 임산부 선물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기록을 남겨둘까 한다.


임산부 선물 살까? 말까? 리스트


1. 영양제(엽산 철분 비타민D 등..)

살까?-임신 준비상태라면

임신 준비를 할 때 아는 동생이 임신준비용 멀티영양제를 사다줬는데 그땐 영양제를 하나도 안 먹을때라 넘넘 유용했다! 영양제를 한번도 다 먹어본 적이 없는데 그땐 왠지 아기한테 도움이 돼야한다는 생각에 ㅋㅋ ㄱ꾸준히 복용했고 마침 임신에 성공해 고맙다는 인사를 한번 더 전할 수 있었다.

말까?-보건소에 잘 다니는 임산부라면

임산부 등록을 하면 보건소에서 엽산과 철분을 충분하게 제공한다. 간혹 활성 엽산을 찾는 임산부도 있는데 필요한지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시기별로 필요한 영양제가 다른데 엽산은 늘 있으면 좋고(그래서 많이 받아 넘치는 경우가 있는 게 함정 ㅜ) 철분은 7-8주 이후, 비타민d는 12주 이후부터 먹었던 것 같다. 임산부 유산균이 따로 있던데 이것도 변비 오려고 할때마다 유용하게 챙겨먹음!


2. 튼살크림

살까?-의외로 잘 쓰는 유용템

임신 극초기엔 튼살 걱정이 없어서 필요성을 모르는데... 중기이후가 될수록 유용하다. 선물은 보통 임밍아웃 이후, 그러니까 임신 초기에 주게 되니 튼살 크림을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나도 생각지 못하게 튼살크림을 받게돼서(그것도 대용량 ㅠㅠ 엉엉) 겨울부터 온몸에 엄청 발랐다 ㅋㅋㅋ 또 튼살이 아니더라도 몸 자체가 건조해져서 ㅠㅠ 여러모로 유용했던 아이템.

반대로 내가 예~~~전에 임산부 선배에게 튼살크림을 사준적이있었는데 그분도 유용하게 잘 썼다는 후기를 들었다. 봄, 여름 출산 예정인 산모라면 가을 겨울 생명수와 같이 ㅋㅋ 잘 쓸 것이다.

말까?-취향 타는 화장품

튼살크림이 대체로 순하지만 그래도 더더더욱 순한 걸 찾는 임산부도 있다. ㅠ 무향을 원한다든지 특히 피부가 예민하다든지.. 로션타입말고 오일타입을 선호한다든지.. 튼살크림도 크림이고 화장품 종류에 속하다 보니 선택지가 다양하다 ㅠ 취향을 잘 파악해서 선택해야 하는 상품!


3. 아기 옷

살까?-옷이야 다다익선!

아직 입혀본 건 아니지만 ㅋㅋㅋㅋ 아기들은 금방금방 크기때문에 옷사기가 아깝고.. 아기 옷은 많아도 한철씩 금방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선물로 부담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귀여워서 임산부 기분이 좋아진다 ㅜㅜㅋㅋㅋㅋㅋ 보는 것 자체로 넘넘 행복한 아가옷들...

말까?-많아도 너무 많아

임신을 하고 나니 육아 선배들이 곳곳에서 아기 옷을 보내줬다 ㅋㅋㅋㅋ 친구들의 새옷 선물 외에도 육아 선배들의 기존옷(a.k.a 유용템) 소포가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ㅋㅋ 아직 아기가 태어난 게 아니라 다 입힐 수 있는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 ㅎㅎ

그 외에도 입덧 캔디와 과일, 편한 운동화 등이 있다. 입덧 캔디는 개인적으로 너무 셔서 잘 먹지 못했다 ㅠ 과일은 산도 높은 것만 아니면 넘넘 맛나게 잘 먹었고 운동화도 데일리로 잘 신고 다님. 같은 맥락으로 임부복을 여러 번 혼자 쇼핑했는데 취향을 잘 알면 임부복을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임신 전 다른 임산부 친구에게 임부복을 선물하려고 찾아봤는데 취향 파악이 어려워 포기함.. ㅠ)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선물보다 중요한 일. 사실 선물은 꼭 안 줘도 축하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다만 그 마음이 넘쳐.. 꼭 얼굴을 대면해서 축하해주고 싶은 때가 있다. 하지만 임산부 친구가 넘 보고 싶더라도 그녀가 보자고 할때까진 최대한.. ㅠㅠ 푹 쉬도록 배려해주기. 정말 선물보다 더더 중요한 배려였다 ㅠㅠ ㅋㅋㅋ


임산부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기분 전환이 필요한 임산부도 있을 거다!) .


나도 임신 전엔 맛있는 밥을 사겠다며 임산부 친구에게 제안한 적이 있는데 지나고 보니 후회가 됐다. 반대입장이 돼보니 ㅠㅠ ㅋㅋㅋㅋ 나를 좋아해서 하는 말인 걸 알지만 그말조차 넘나 부담스러울정도로 컨디션이 아주아주 좋지 않았다 ㅠ


맘껏 축하해주고 푹 쉬도록 얘기해 주고 너 심심할때 언제든 보자는 말 정도면 충분하다. 이렇게 배려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임신 초기도 씩씩하게 잘 보낼 수 있었다. 언젠가 컨디션이 돌아오고 아가도 맡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다면 다시 사람들이랑 재밌게 놀아야지. 쬐..쬐꼼만 더 쉬고^^;; 하 힘들다 임신..... ㅠㅠ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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