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에서 발생한 질병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무척 증가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넷플릭스나 IPTV 프로그램을 탐색하는 일정도 꽤 늘어났고요. 소소한 기쁨을 주는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 초에 넷플릭스에 가입하고 처음 본 게 <킹덤>이었습니다. 당시 한창 얘기가 많았거든요.
대학 시절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살 떨리게 본 이후 공포물을 피해온 제게 그다지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지만(그냥 공포도 싫은데 좀비물이라니~),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막상 보니 참 재미있더라고요. 김은희 작가가 참 스토리 구성은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떡밥만 던져놓고 끝내버려서 아쉬웠습니다. 아무리 시즌제라지만 “궁금해? 궁금하면 1년 더 기다려봐”하고 만 것 같았지요. 투덜대고 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시즌이 나왔네요!
우라나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표작' 하면 <킹덤>이죠~ 두번째 시즌, 순식간에 완주했습니다~^^
2020년 화이트데이는 아내와 함께 <킹덤 시즌2> 시청으로 집안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시즌1보다 훨씬 스펙타클하고(좀비들이 엄청나게 죽어대는 게... 넷플릭스 “실로 대단하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토리 또한 무척 재미납니다.
그리고 생사초, 돌연변이 좀비, 안현대감, 영신, 배신자 등 앞편에 던져놓았던 떡밥들을 적절한 사연과 함께 빠짐없이 회수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엄청 찝찝했을 텐데, 개운한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결국 좀비를 제압했다는 결과가 마음에 듭니다(다소 억지다 싶은 부분이 없진 않지만, 조선을 좀비의 나라로 만들 순 없죠!). 지금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곧 이겨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작품을 다 본 이후 문득 고려 시대 노비 만적이 한 말이 떠오릅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중전, 그릇된 권력욕 집안이 낳은 괴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게 <킹덤>은 씨 때문에 시작해서, 씨를 감추고 지키려 싸우다, 결국 씨로 돌아가는 ‘씨’ 이야기입니다. 차별에 시달린 만적의 말이 정당하지만(혹은 정당할 수 있지만), 그 정당성은 왕후장상만이 부여할 수 있다는 사회구조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이는 자신이 왕후장상으로서 누렸던 기득권을 내놓겠다는 결단이 우선되어야 하기에 절대 쉽지 않지요. 의사 결정권을 지니려는 사람, 그리고 쥐게 된 사람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국민을 보지 않고 권력을 향한 그릇된 욕망만 난무하면 사회에 좀비들이 양산될 뿐임을 <킹덤 시리즈>는 잘 보여줍니다.
<킹덤 시즌2>로 조학주 대감 일가의 음모가 담긴 왕권쟁탈전은 깔끔히 종결됐습니다.
“생사초에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라는 의녀의 말이나 전지현의 등장은 시즌3의 복선이라기보다는, 시즌3도 하고 싶은 김은희 작가의 소망이 담긴 에필로그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부디 그 소망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1년은 금방 지나고, 작품의 여운은 오래 갑니다.
다음 편을 기다립니다.^^
저는 이분(세자의 당숙)의 몇 안되는 대사들이 귀에 꽂혔습니다.
“백성들은 먹을 것을 하늘로 섬긴다는데…. 이놈의 나라는 개판이요 개판!”
“왕족의 피라... 꿈 깨시오. 그쪽 피나 내 피나 저 아래 저잣거리 천민의 피나 그저 다 붉은 피일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