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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간의 글감 - day2 부모

엄마아빠가 나에게 남겨준 유산은 뭘까

by 이미리미

day2 부모

-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에 대해 써보세요


하루 쉬고 올려보는 day2 글감

부모


하루 쉬게 된 경위도 옷 가지러 갈 겸

엄마아빠 만나러 본가로 내려오게 된 거였는데

딱 두 번째 글감이 부모라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어쨌든 내가 엄마아빠에게 물려받은 게 뭘까란

물음에 일단 바로 나오는 대답은

‘외모‘이다


흔히들 말하는 속설 중의 하나로

‘딸은 아빠를 닮는다 ‘

라고 하던데 그 앞에 생략된 말이 있는지를

난 꽤 늦게 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째) 딸은 아빠를 닮는다’

이 생략된 말을 다 듣고 난 다음의 나는 좀 어이없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난 둘째이니까



어릴 때부터 나는 진짜 아빠 판박이였기 때문에

어른들이 우스갯소리로 ㅇㅇ이는 아빠랑 똑같이 생겨서 잃어버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아련하게 난다

진짜 그 정도로 나는 아빠를 그냥 빼다 박은 사람이고 그냥 아빠 미니미였다


다른 일화로 집 앞의 마트에 아빠와 장을 보러 갔었는데 아빠는 두부 코너로 나는 과자 코너로 나뉘어서 장을 보러 갔었다

과자를 열심히 고르고 있었는데 옆에 웬 아저씨가 내 얼굴을 진짜 뚫어져라 쳐다보시는 거다

날 쳐다보는 아저씨 행색이 예사롭지 않으셔서 진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아저씨 발의 2/3만 들어가 지는 구슬이 잔뜩 달린 분홍색 슬리퍼를 신고 까치집 머리에 소주 두 병을 들고 계셨다

얼마나 당황했으면 10년도 전의 일인데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지..


어찌 됐든 난 아저씨를 피해서 아빠를 찾아서 갔고 계산대 앞에서 아빠와 둘이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뒤에 그 아저씨가 서는 거였다

또 아까처럼 뚫어져라 쳐다보려나 하는데 그 순간 그 아저씨가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아빠한테 말을 거셨다

대충 그 내용은 아빠와 내가 너무 비슷하게(똑같이) 생겨서 혹시 ㅇㅇ씨 가족인가 싶어서 계속 쳐다봤다고 그랬던 거였다

그 소릴 듣는데 진짜 어이없고 내가 아빠랑 진짜 판박이구나 싶고..

이젠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도 내 얼굴을 보고 우리 아빠를 떠올릴 정도로 내가 아빠랑 닮았구나 싶다

그래서 엄마아빠한테 물려받은 것이라고 하니

바로 외모가 떠오른 것 같다


* 커버의 저 뜬금없는 제리는 아빠한테 젤리가 너무 먹고 싶다고 젤리를 사 와달라 했더니(내가 생각한 젤리:하리보, 실제 젤리:종합제리) 저 종합제리를 사 오셔서 고마운데 어이없기도 해서 찍은 사진을 커버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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