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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간의 글감 - Day7

선명해진다는 건 좋은 걸까

by 이미리미

DAY7 밤

-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에 대해 써보세요.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게 뭘까


나에게 밤은 생각할 시간이 가득해지는 것이니,

선명해지는 건 생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엔 자려고 침대에 눕든,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기쁜 생각이든, 우울한 생각이든,

난 항상 생각에 묻혀있었던 것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휘저어 다녔고,

내 머리 위에서 계속 떠다녔던 것 같다

끊어내려고 해도 끊어낼 수가 없었고,

그때는 생각의 기세에 진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기가 없었던 건지

그냥 생각에 파묻히고,

생각의 흐름에 모든 것을 내맡겼던 것 같다


조용해진 밤,

가끔 빵빵거리는 차들의 클락션 소리,

그리고 닻보다 무거운 생각들


그냥 그 끝에 매달려서 이리저리 흔들렸던 것 같다


밤이 되어, 선명해지는 건

그저 흔들릴 뿐인 나였던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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