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진다는 건 좋은 걸까
DAY7 밤
-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에 대해 써보세요.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게 뭘까
나에게 밤은 생각할 시간이 가득해지는 것이니,
선명해지는 건 생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엔 자려고 침대에 눕든,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기쁜 생각이든, 우울한 생각이든,
난 항상 생각에 묻혀있었던 것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휘저어 다녔고,
내 머리 위에서 계속 떠다녔던 것 같다
끊어내려고 해도 끊어낼 수가 없었고,
그때는 생각의 기세에 진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기가 없었던 건지
그냥 생각에 파묻히고,
생각의 흐름에 모든 것을 내맡겼던 것 같다
조용해진 밤,
가끔 빵빵거리는 차들의 클락션 소리,
그리고 닻보다 무거운 생각들
그냥 그 끝에 매달려서 이리저리 흔들렸던 것 같다
밤이 되어, 선명해지는 건
그저 흔들릴 뿐인 나였던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