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GR3를 구입했다. 함께 주문했던 부속품들이 도착해 어제 만져봤다. 액정보호필름과 호환용 배터리, 충전기(JT-ONE),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64GB(/170MB) 등이다. 파우치와 GGS 필터는 오는 중이다. 도착한 것들을 카메라에 부착/장착했다.
액정보호필름은 GR3 카페에서 공구하는 ‘길라잡이’ 제품이다. 각인이 되는 제품이라 ‘B.’를 각인했다. ‘리코는 B컷’이라는 조금 촌스러운 가이드가 속내에 작용했다. 처음 붙였는데 삐뚤어졌다. 할 수 없이 떼서 다시 붙였다. 사실상 ‘망했다’고 생각했다. 기포나 먼지투성이를 예상했다. 근데 결과가 괜찮다. 깨끗하게 선방했다. ‘좋은 제품이잖아?’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샌디스크는 그냥 샀다. 비교적 최근 제품을 위주로 찾다가 읽기/쓰기 속도가 빠른 걸 찾았다. 128GB는 조금 과하다 싶어서 64GB를 샀다. 어차피 한 번에 1000장 찍을 일은 없다고 봤다. 연사만 안 하면 하루에 50장 찍을 일이 있을까. 내부 메모리(2GB)로 RAW+JPEG가 31장 저장되니까 64GB면 992장 정도 된다. 고로 넉넉하다. 다만 컴퓨터로 옮기는 속도를 고려해 신형을 샀다.
호환용 배터리는 고민 좀 했다. 정품 배터리나 충전기 가격이 거의 소비자 멱살 잡는 수준이라 애초에 포기했다. 자연스레 호환 배터리로 눈이 갔는데, 정품 아닌 걸 쓰다가 기기 메인보드가 나가서 아예 못 쓰게 됐다는 댓글들이 하나둘 보였다. 조금 쫄았다. 그래도 배터리 한 개론 불안하다는 대세에 편승해 조사 좀 했다.
댓글들을 살펴보다 느낀 건데 호환용을 쓰다가 메인보드가 나갔다는 사람들의 주장에 딱히 근거는 희박했다. 그러니까 호환용 배터리가 메인보드 고장의 원인이라는 인과가 빠져있다. 글쓴이의 추정 외엔. 또 한 가지, 호환용 배터리 중에서도 JT-ONE 제품이 그나마 낫다는 글을 봤는데 이마저 근거는 없어 보인다. 고로 나는 믿고 싶은 것을 취사선택해 믿었고, JT-ONE 호환용 충전기와 배터리를 1개씩 구입했다.
호환용 배터리는 포장 상자에 ‘충전해서 쓰라’는 문구가 보였다. 충전기에 넣었는데 30분도 안 돼 충전이 다 되길래 ‘작동 잘 되는 것 맞나’ 의심했다. 반면 정품 배터리를 충전기에 넣고 충전시켰더니 2시간 가까이 불이 안 바뀌었다.(완충 시: 적색 → 녹색) 알싸했다. 역시 호환은 호환인가 싶었다. 근데 2시간 조금 넘으니까 완충돼 버렸다. 기분 막 좋고.
정품은 용량이 1350mh인가 그렇고, 호환용은 1270mh(LI-90B, 3.6V)이었다. 원래 배터리 두 개 살까 하다가 한 개만 샀는데 후회는 없다. 의외로 충전 시간이 조금 걸려서 듀얼 충전기로 할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은 든다. 어쨌든 작동은 잘 되니까 이걸로 만족.
*원래 GR3는 사자마자 전투형으로 막 쓰려고 했다. ‘제품보단 작품이지’ 같은 생각을 했달까. 근데 리코 GR3가 ‘맥프레’, ‘캐논50D’와 함께 내 3대 사치품에 속하다 보니 생각과 행동이 따로 논다. 애지중지.
**이때까지 펜탁스 K-100D, 캐논 50D, 캐논 60D, 캐논 5D MARK2, 캐논 5D MARK4, 캐논 1DX, 니콘 D4, 니콘 D5, 리코 GR2 등을 써봤다. 경험을 바탕으로 잠시 GR3를 만져본 소감은.
1.버튼이 작다. 내 손이 남자치곤 크지 않은데도 살짝 ‘작은가?’ 같은 인상을 준다.
2.십자키 부분 휠을 돌리는데 뭔가 ‘스륵스륵’ 거린다. 조작감이 살짝 아쉽다. 마감 문젠가.
3.액정 터치는 의외로 괜찮다. AF 잡을 때도 편리하고 터치감도도 괜찮은 편이다.
4.구동속도가 GR2보다 빨라진 느낌이다. 익히 들었지만 나는 체감될 정도였다.
5.발열이 있다. 설정 본다고 액정으로 조작을 10여 분 넘게 했더니 카메라가 서서히 따끈...
5-1.발열이 심하면 조만간 액정보호필름 접착력에 문제가 생길 듯한데...
6.링캡이 헐겁다. 아예 잘 빠지는지와 별개로 불안하다. 최근 유저들 사이에 링 캡 이슈 발생.
= 여러 이슈에도 불구하고 GR2 이상의 퍼포먼스만 보여준다면 값어치를 충분히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마감 불량인지 뭔지 십자키나 헐거운 링 등 기기 결함 문제가 유저들 사이에 제기되는데 만족스러운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조심히 쓰는 수밖에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