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운 어디 갔지
'조심해야 하는 날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마 며칠 전이었을 거다. 출근길에 유달리 일이 꼬였다. 계속해서 타이밍이 엇나가는 그런 일 있잖나. 평소에 맞아떨어지던 일도 이날만큼은 '왜 이러지' 싶었다. 그게 출근하는 길에 무려 3번이나 벌어졌다. 1시간 동안 말이다.
모처럼 일찍 집을 나섰다. 평소보다 한 10분? 이 정도면 뛰지 않고 출근할 수 있다. 마음도 한결 여유롭다. 신촌역으로 가 지하철을 탔다. 평소처럼 그랬다. 일은 3호선으로 환승한 뒤 벌어졌다. '단전'이란다. 멈춘 지하철은 "단전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방송만 거듭 내보냈다. 출근길의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살짝 다급해졌다. 평소보다 급하게 회사 건물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모두 고층에 가있다. '이런 날도 있지' 그렇게 넘겼다. 한 1~2분까진 그랬다. 정각이 다가오는데 엘리베이터는 더뎠다. 한 대는 6층에서 한동안 멈췄고, 한 대는 내려오고 있었다. 4층, 3층... 갑자기 뒤쪽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등장하시더니 "아이고, 나는 내려가야 하는데..."라며 아래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한 대를 아주머니가 타고 가셨다. 땀이 흘렀다.
6층에 머무르던 엘리베이터도 마침내 움직였다. 1층에 선 엘베에선 3명이 내렸다. 이 날따라 그들이 유달리 더디게 움직이는 듯했다. 2분. 아마 그쯤 여유가 있었다. '여유'라고 하기엔 멋쩍은 시간이지만 짧지 않았다. 근데, 엘리베이터가 층층이 다 섰다. 이를 테면 4층, 6층, 7층, 8층, 9층... 이런 식으로 엘베 구성원이 다양했던 거. 이쯤 되니 일찍 나온 게 살짝 억울해졌다.
정각 1분 전,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출근 지문을 찍으려는데 앞사람 지문이 자꾸만 인식되지 않았다. 무려 4번. 실패했다며 다시 찍으라는 멘트가 4번이나 흐르고, 나는 기다리다가 마침내 정각에 출근하고 말았다. 평소대로라면 15분 전에 도착해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는데 평소보다 더 늦게 도착해서 눈치를 보는 상황. 아, 어디 말할 데도 없고. 이런 날은 바짝 웅크릴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