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전문가
오늘부터 다시 재택근무. 하다가 멈췄다가 다시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마 서울에 다시 확진자가 퍼지면서 예방하는 차원이 아닐까 싶다.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면 마스크를 쓴 사람이 가득한데 그 안에서 전염되지 않는 게 가능할까 의문이고, 마스크를 써서 안전성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보장되는지 알지 못하면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단 말이지. 내가 쓰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안 쓰는 사람도 있고, 종종 기침하는 분들이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지 모르겠다. 도통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인 사회에 살고 있는 기분이야.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 19와 관련된 기사를 쓰려해도 이젠 '전문가'라는 말을 쓰기가 어렵다. 기사마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하도 많이 등장하면서 어휘의 의미가 많이 죽어버렸다. 심지어 그들마다 하는 말이 다 달라서 실로 전문가는 전문가가 아닌 느낌까지 든다. 기사 쓸 때 고민 중 하나가 이 사람(전문가)이 과연 해당 분야에 대한 이야길 해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일까 하는 점인데 아마 나 같은 고민을 다른 기자들도 하고 있겠지. 혹은 너무 바빠서 못 할 수도 있고. 그럼에도 그 결과로 받은 멘트에 아무 수식어 없이 그냥 '전문가'라는 말을 써도 되는 건지 이젠 회의적이다. 생산자 입장에서야 그렇다 하더라도 독자(소비자) 입장에서 보니 요즘은 영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전문가라는 말을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 명확히 기재해주거나. 하지만 그 짧은 (취재) 순간에 그 사람이 어떤 분야를 공부했으며 세부 전공이 무엇이고 어디에 식견이 높은지 어떻게 알 것이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연락처는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 뭐 그런 문제들이 남으니까 인터뷰이 찾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할 수도 없는 노릇. 이 업을 시작한 이후 늘 떠오르는 생각은,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 참 많은데 한정된 시간에 필요한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냐는 부분에서 좀처럼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듯. 고민하는 만큼 성과가 따르면 좋겠지만 사실 이럴 시간에도 부지런한 사람들은 정보 찾고 있겠지. 결론은 내가 게으르단 이야기.
돌아가서 어제 일을 잠시 이야기해보면, 내가 집을 보러 다닌단 말이지. 요즘 일과가 그래. 일어나서 또는 자기 전에 발제 거리를 찾고 출근한 뒤 퇴근 후 집을 보러 다니는 그런 루틴이야. 일의 비중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하는 일은 같아. 어제도 퇴근한 뒤 집을 봤는데 작지만 정갈하더라고. 조금 개미굴 같은 느낌도 받았지만 요즘 원룸이 그렇잖아? 감안하고 나름의 장점을 보도록 노력했어. 나쁘지 않았지. 근데 건물주가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데다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마스터키를 가지고 있으면 조금 기분이 그래. 나는 개인 공간이 존중받는 것을 원하는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깨버리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그 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불필요한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 어째서 여태껏 만난 건물주들이 이런 생각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남의 방에 들어가려면 연락이라도 하고 문을 열어야 하잖아. 근데 문을 두드린 후 반응이 없다고 바로 키를 사용해 버리면 그건 좀 무례한 행위가 아닌가 싶어. 비록 내 방이 아니더라도 그런 면에서 향후 내 공간에 대한 건물주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거지. 그렇다고 그 집을 아예 후보군에서 제외할 건 아닌 게, 여윳돈이 충분하지 않아. 평소에 문제없이 살다가도 이사 갈 때처럼 목돈이 필요한 시기가 오면 자본주의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책에서 읽는 자본이니 경제니 하는 것들보다 훨씬 직접적인 그것 말이야. 심지어 나는 차도 딸려 있어서 주차 문제도 장난 아니거든. 최근 방을 구하면서 주차 조건 때문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팔아버릴까 고민 중이야. 출퇴근길에 타는 것도 아니라서 사용 빈도가 높지 않으니까 어째서인지 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생각보다 주자 할 곳이 많지 않구나 싶고, 공영주차장이란 곳도 쉽지 않네. 여전히 볼 집은 여럿 있지만 역시나 주차 문제를 생각하면 후보군이 많이 줄고 뭐 차라는 게 은근히 편하면서 불편하네.
오늘은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속도를 올리고 있는데 다 할 수 있을까. 오후엔 조금 긴장하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아. 사실 점심시간에 일상을 적을 게 아니라 기사를 썼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조금 일이 쌓였네. 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