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P-T, 유형 테스트를 해보았다.
1. 읽어야 할 책이 있다. 16권이다. 잡지를 포함해 이런저런 책을 샀다. 그게 2주 전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아닌데 마감 후 머리 식힐 게 필요했나 보다. 덕분에 20만 원 넘게 남아있던 재난지원금은 빠르게 바닥났다. 카드사에 쌓여있던 국고 잔액이 0을 가리키는 순간, 어째서인지 카드도 가벼워진 느낌이고.
2. 안락한 삶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갔다. 일리 캡슐커피머신에 이어 포엥 암체어를 샀다. 넓어 보이던 방은 한층 좁아졌고, 동선은 꼬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침대 머리맡에 붙인 암체어는 꽤나 편리해서 샤워를 마치면 곧잘 앉아있곤 한다. 살짝 덜 말린 머리가 선풍기 바람에 마를 때 나는 대게 의자 위에서 잠이 들곤 하는데, 그러다 새벽에 눈 뜬 게 벌써 다섯 번이다. 의자는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고, 풋 스툴은 생각보다 사이즈가 더 크다. '굳이 풋 스툴까지 샀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구입 후 들었지만 요즘은 발을 올려두는 게 오히려 익숙하다.
3. 얼마 전 사주 볼 일이 있었다. 돈 주고 보는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누가 봐줬다. 화 속성이 강한 데다 곧은 성격이 있어서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자신이 원하는 일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몰두해서 좋은 성과를 내지만 그 반대의 경우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 한다. 그렇구나 했다.
오늘 친구가 <놀면 뭐하니>에 나왔던 유형 테스트를 보내줬다. 했다. INTP-T, 논리적인 사색가가 나왔다. 요약하면 제 잘난 맛에 사는데 실제로 잘났는지는 케바케인 유형이다. 따라서 잘나지 않았는데 잘난 줄 알고, 논리적인 것을 중시한다는 뭐 그런 성격. 이들에게 논리적 허점을 발견하는 일은 거의 본능에 가깝다고. 대충 극 이성적인 타입이라는 뭐.
나는 사주와 유형 테스트 사이에 어떤 유기적 연결고리가 있는가 궁금해졌지만 둘 다 두루뭉술한 이야기로 아주 틀린 말을 해주지 않는 방법을 쓰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다. 지인은 또 유형 테스트 설명이 썩 맞아떨어지진 않는다고.
4. 사주를 봐준 사람에 따르면 나는 예술이나 전문직을 해야 한다고. 누구 지시를 듣거나 누구에게 지시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란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자신이 납득(이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게 되면 그 스트레스가 다른 사람보다 큰 편이라고.
5. 애석하게도 예능 쪽 감각은 내 혈육이 다 가져가서 나는 글밖에 남은 게 없다만.
6. 최근 내 취재 방향과 전혀 다른 기사가 내 이름으로 나가면서 결국 '소설'을 쓰게 됐다. 회사 돈 받아서 쓰게 되면 결국 이런 식일 수밖에 없는지 한계를 느끼게 된 부분이다. 나는 괜스레 취재에 응해준 이들에게 미안해졌고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돈벌이로 글을 쓰지 않는 그런 삶 말이다. 어느 책에서 저자는 그러더라. 일과 생활을 분리하는 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그런데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 지금이다. 나는 내가 소설을 쓰게 된 게 싫은 게 아니라 왜 소설을 써야 했는지, 왜 소설을 쓰게 될 것이라는 걸 미리 말 안 했는지 그게 싫었다. 하다 못해 프레임을 잡아서 '틀리지 않은 기사' 정도로 써낼 수도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틀린 사실을 기사화' 한 꼴이 됐다. 이런 소통 방식은 사주나 유형 테스트가 저런 식인 사람에게 치명타라고.
덧) 유형 테스트 링크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