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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M Dec 20. 2021

엇박 멈춰!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안정을 취하고 싶을 때가 있다. 퇴근 후 집에서 샤워한 직후가 그렇다. 주말 아침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녁이라고 다를 건 없다. 사람에겐 일정한 생활 주기가 있는데 오랜 시간이 만든 리듬은 삶의 박자가 된다. 타인에게 들리지 않아도 박자는 유효하다. 쿵. 쿵. 따. 쿵. 쿵. 따.


정박은 가능한 존중받아야 한다. 누군가가 만든 리듬은 규칙이자 의례다. 생활의 결이고  자체로 오롯이 개인이다. 박자를 무시하는 일은 불청객이 사랑하는 커뮤니케이션 0순위이며 엇박은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다. 원작자의 허락 없이 편곡을 시도한다면 때는 깡패가 되는 수밖에 없다.


"세상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깡패로 데뷔한다면  말을 제일 먼저 하려고 한다. 주말에 쉬는데  주에 걸쳐 5번이나 전화를 받았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ARS). 포탄도 같은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총재는 같은 사람에게  번이나 인사를 해야 만족하고 물러날까.


연장을 들 수 없어 키보드를 대신 들고 궁금해서 찾아봤다. 언제까지 투표 독려(라 쓰고 '이짓'이라 읽는 행위)가 계속되는지. 허 씨는 <연합뉴스> 11월 15일 자 기사([팩트체크] 주말 SNS 달군 '허경영 전화'는 선거법 위반일까, 장하나 기자)를 통해 내년 3월까지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허 대표는 "(ARS 전화는) 선거를 보이콧하지 말고 선거를 통해 세상을 바꾸자, 선거에 참여하자고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가 가다 보니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허경영도 대선 후보로 나왔다는 점을 알리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대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한 주 간격으로 번호를 바꿔 전화하는 치밀함이 돋보이는데 한 번 할 때 5000만 건을 돌린다는 그쪽 공보실장의 발언은 (신빙성 둘째 치고) 뜨악하다. 방향을 잃은 자본과 이상하게 충실한 용역업체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웃음 포인트. 근데 꼭 주말에 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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