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도를 아십니까

= 내 희망온도예요.

by OIM

삶에 지쳐서는 안 된다. 그런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새벽 두 시가 넘어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해봤자 하나도 재미없다.


이렇게 더운 날 무슨 이야기를 끄적이나 싶지만서도, 아무렴 내 등 뒤엔 서늘한 바람이 와 닿는다. 벽에 붙은 작은 에어컨에선 쉴 새 없이 바람이 발을 구르는데 모처럼 새벽 불을 밝힌 게 사치스러워지는 순간이다.


마침 그제 아침 께 본 기사에는 '계절도 빈자의 곁에 내린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내 가난을 부정하기 위해 에어컨을 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가난하지 않다. 나는 가난하지 않다. 나는 가난하지 않다'


매일 밤 현대문명의 이기에 수면을 기대는 이 의존적인 여름의 한 복판에서, 나약한 21세기 군상의 대표주자가 되어 상기된 '불면(不眠)'의 얼굴을 마주한다.


'이십팔 도, 이십팔 도, 이십팔 도...'


오늘도 희망온도를 제자리에 돌리고 나서야 비로소 현실로 낙하한다.


.눈을 감고, 자세를 잡는다.


자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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