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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스 Feb 06. 2022

30년 만에 최고로
상승한 캐나다 물가

Life in Canada

최근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캐나다. 분야를 막론하고 상승했다. 편의점 일을 하면서 가장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물가 상승률이다. 우유, 베이컨, 식용유 값들이 미친 듯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캐나다의 장점 중 하나가 마트 음식들이 싸다는 점이었는데, 그 장점들이 상쇄되고 있다. 손님들도 계산대에 물건들의 총가격을 보면 한 숨부터 내쉰다. 모든 것이 올라 허탈감을 가진 채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저 웃으며 결제를 도와주는 수밖에. 항상 3불짜리 초코 우유를 드시던 손님이 계셨다. 이 분은 항상 동전으로 3불만 챙겨 오셔 내게 웃으며 동전을 두고 가신다. 하지만 이번에 인상된 가격을 보여드리니 한숨을 쉬고 지폐를 꺼내셨다. 


지난달 19일 캐나다 통계청은 캐나다 소비자 물가 지수(CPI)가 전년 대비 4.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0년 만에 최고 수치로 상승한 자료이다. 코로나 때문에 기준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코로나 지원금을 뿌리니 인플레이션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지원금을 뿌린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문제였으니까. 이제는 코로나 지원금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부당으로 코로나 지원금을 가로챈 사람들을 조사 중이라는 기사가 났다. 몇 년씩 걸리더라도 잡겠다는 내용이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식용유이다. 카놀라유의 경우 거의 30% 가까이 상승했다. 그다음으로는 기름값이 25% 상승했고 소고기, 돼지고기 종류가 약 10% 상승했다. 모두가 이용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올랐다.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슬픈 결과였다.  



캐나다 같은 경우 차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한 나라이다. 대도시 같은 경우는 괜찮지만 소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필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차 가격도 많이 상승했다.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의 문제로 새 차뿐만 아니라 중고차도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게다가 BC 주는 캐나다 내에서 보험료가 가장 비싼 주이다. 보험 이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대략 250만 원 가까이 보험료가 든다. 설상가상으로 기름값마저 저렇게 상승하고 있으니 내 형편에 차를 살 수가 없다. 


차를 가지고 있는 한국분을 만났다. 임금은 똑같은데 생활비로 들어가는 돈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기름값이 정말로 많이 올랐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하소연을 하셨다. 캐나다에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가파르게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처음 겪는다고 하셨다. 


집 값도 최근 몇 년 새 많이 상승했다. 나 밴쿠버 산다 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어느 분이 글을 올렸다. 내용은 캐나다 인플레이션 관련 글이었고, 집 값이 많이 상승했다는 내용. 그분에 따르면 2017년 한 달 $900 하던 1 베드룸 아파트가 현재 한 달 $1900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같은 조건의 방이 몇 년 새 $1000이나 상승했다. 집 없는 사람에게 내리는 것은 눈물뿐인 현실이고, 밴쿠버에 집을 사는 것은 꿈이 되어버렸다.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미국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이슈가 하루 걸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승장이었던 미국 주식 시장은 인플레이션 인상 이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나스닥은 계속 하락장을 달리고 있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란 뜻이다. 진퇴양난이다.


지금 상황에선 현금을 계속 모으면서 자기 계발밖에 없는 것 같다. 돈을 아껴 쓰고 모으면서 지금 보다 더 나은 생활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다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유지하거나 내리고 있는 것은 내 월급과 시험 성적뿐이다. 선택은 어렵고 마음은 어지러운 상황이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도 달 빛을 바라보며 견디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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