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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스 Mar 01. 2022

캐나다 주류 업계, 러시아 보드카 판매 금지

Life in Canada

학부 시절, 독후감 대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학교에서 내준 독서 리스트 중 하나의 책이 내 눈길을 끌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책.  2015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점과 남성의 목소리가 아닌 여성이 겪었던 전쟁의 시점이 궁금했다. 서점으로 가서 책을 구입했다. 꽤나 두꺼운 책이어서 그런지 대학생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책 가격이었지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책들은 어떻게 쓰였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주저 없이 구매했다. 


내용은 전쟁의 기록을 여자의 입장에서 정리한 내용이었다. 작가가 실제로 전쟁에 참여한 200여 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 한 내용을 정리해둔 책이었다. 이십 대 초반의 나에겐 꽤나 충격적인 내용들이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에피들이 꽤 많다. 전쟁을 참여하고 몇 년 만에 돌아왔지만, 마을에서는 냉소적인 반응 보인 점. 몇 년 만에 전쟁에서 돌아온 딸을 알아보지 못한 엄마. 사랑을 했지만 전쟁 때문에 떨어져 지내면서 서로 각자 다른 전투에서 사망한 사연 등 승리나 영웅의 스토리가 아닌 전쟁의 민낯을 잘 서술했다.


우크라이나 어머니와 당시 군인이던 벨라루스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 작가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으로 노밸 문학상을 받은 지 10년도 채 지나기 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공격했다. 전쟁이 시작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고 군사적인 행동도 취해 여러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현재 SNS 영상으로 많은 전쟁 관련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 참 가슴이 아팠다. 신혼부부가 여행 대신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영상, 전쟁 참여를 위해 딸과 헤어지는 아버지의 우는 모습, 80대 할아버지의 자진 입대까지. 여러 영상들이 나돌았고, 이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이다.


밴쿠버 반전시위


지난 토요일,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반전시위가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나와 반전 시위를 평화적으로 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들부터 노인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영주권인 우크라이나 인들의 가족들에게 여행 비자를 허가했다. 영주권인 우크라이나인의 가족들은 별도의 비자 없이 캐나다 입국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어 캐나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인들의 영주권 신청을 우선순위로 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캐나다 주류 업계는 러시아 술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술은 진열대에서 빠졌고, 더 이상 캐나다에서 러시아 보드카를 구입할 수 없게 되었다. 캐나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러시아 보드카를 하수구에 쏟아버리거나 걸레통에 버리는 챌린지를 벌이기도 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도 러시아 술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 보드카를 버리고 있는 캐나다 시민


여러 나라에서 러시아를 비난했다. 미국은 직접적으로 군사 행동은 취하진 않지만 경제적으로 타격을 가해 러시아에게 피해를 주고 있고, 여러 유럽 나라들에서 무기와 군대를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도 러시아 중앙은행 거래 금지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와 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군사적 이외에도 스포츠 업계에서도 러시아에게 제재를 하고 있다. FIFA와 UEFA는 러시아 국가 및 클럽팀에게 모든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유로파 리그에 진출한 러시아 팀은 몰수패를 당했다. 또 푸틴 측근으로 알려진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지금의 첼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사임됐다.


전쟁 관련 기사가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좋은 소식보다는 안 좋은 소식이 많다.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하루빨리 협상이 진전되어 무의미한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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